교육부가 핵심사업으로 추진해온 ‘평생교육 단과대학’이 시행 첫해부터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이 사업에 선정된 이화여대는 학생들의 점거농성이라는 실력행사에 막혀 좌초되는 선례를 남기게 되었다.
평생교육 단과대는 고졸 취업자 등이 일을 하면서도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전담 단과대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말 ‘선취업 후진학’을 활성화 한다는 취지로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 기본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두 차례에 걸쳐 10개 대학을 선정했다.
선정된 대학들은 교육부로부터 30억원을 지원받고, 입학생 수요에 적합한 학과 전공을 5개 내외로 200여명 규모의 단과대를 운영한다.
이들 단과대는 주말·야간 수업을 편성하고 다학기제·집중이수제를 도입하는 등 고졸 취업자가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학사 구조 방식이다.
졸업 후 취업해도 나중에 대학갈 기회를 제공하는 괜찮은 정책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학 진학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한 때 고교 졸업생 80%이상이 대학에 진학했고, 지금도 70% 안팎의 졸업생이 대학에 입학한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대졸자 취업률이 해마다 하향선을 그리고 있는 데다 우후죽순 생겨난 신생대학의 質낮은 교육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선취업 후진학’이란 정책은 이런 분위기에서 출발한다. 고교 졸업 후 취업해서 자기 능력을 발휘하는 풍토를 만들어 가자는 취지의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때 ‘능력중심사회’라 했고, 교육부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강조했다.
문제는 이를 구현하는 방법이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을 따지면 특성화고 출신 취업자를 뽑는 대학에 30억 원의 지원금을 주겠다는 것이다.
사회적 인식과 문화가 바뀌어야 가능한 사안인데 돈을 ‘미끼’로 졸속으로 단기적 성과를 만들려 했던 발상부터가 잘못이다.
올 초 논란이 됐던 교육부 ‘프라임 사업’도 그랬다.
취업 잘 시키는 학과를 많이 만드는 대학에 예산을 주겠다고 하자 대학마다 단시간에 학과 통폐합을 하느라 홍역을 앓았다.
단기 성과만 노린 무리한 정책은 후유증을 낳기 마련이다. 벌써부터 ‘평생교육 단과대학’이 다음 정부에서도 계속될 것인지 의문이 앞선다.
교육부는 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니 대입 정원을 줄이라고 하면서 고졸 취업자를 위한 정원을 늘리라는 모순된 정책을 펴고 있다.
교육부는 이런 복잡한 상황을 풀어나갈 자신이 없다면 당국의 무능과 무책임을 통감하고 일을 벌이지 않는 것이 상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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