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현직 교장, 교감들이 버젓이 연구보고서를 표절한 사실이 드러났다. 심지어 이로 인해 수상이 취소됐음에도 불구하고 표창 내역을 승진심사 자료로 제출해 가산점까지 받았다는 것이 추가로 드러나 교육가족들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
비리 교원들은 지난 2010년과 2012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하는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 심사에 연구 결과물을 제출했다. 전남교총으로부터 1등급 또는 2등급의 표창을 받은 뒤 이 사실을 국가공인 교육행정정부시스템(NEIS)에 등재했으며 승진가산점을 챙겼다.
전국 규모로 열리는 교원연구대회의 경우, 등급에 따라 교장․교감 등 학교관리자 승진심사 과정에서 1등급 1.5점, 2등급 1.25점, 3등급 1점의 가산점이, 시․도 연구대회에서는 등급에 따라 각각 1점, 0,75점. 0.5점의 가산점이 부여된다. 연구실적평정점은 연구대회 입상실적과 학위취득실적을 합해서 매겨진다.
경찰 조사 결과,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표절 판정을 받은 교원은 27명이며 이들 중 승진 가산점을 받은 인원은 총 7명이다. 또한, 표절사실을 묵인한 채 표절 교원들의 등급을 취소하지 않고 대회를 주관하고 상장을 수여한 지역 교총 회장 및 관계자 3인도 경찰에 입건됐다.
교육부와 교육청, 교총 등은 교원 연구대회와 승진가산 제도에 폐단이 있음을 인정하고 근본적인 개혁과 조직 내부 혁신에 착수할 것임을 밝혔다. 지난 8일 교육부는 연구대회의 질 관리 강화와 관리 체계를 보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연구대회관리에 관한 훈령’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교육부 개정안은 연구대회 심사 기준에 표절 여부를 추가했다.
더불어 시․도대회 개최 조직이 표철 출품작에 대해 입상을 취소한 경우, 이를 해당 교육청에 즉각 통보하도록 해 이번 사건과 같은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시․도 대회가 없는 전국대회도 접수 현황을 대회가 열리는 지역의 교육청에 통보하도록 해 관할 지역 내 교원에 대한 교육청의 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3개 학년도 연구대회 참여 시․도 교육청 수가 저조할 시에는 개선을 요구할 수 있으며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인정위원회 심사를 거쳐 인정을 아예 취소할 수 있는 규정도 신설됐다.
교총 역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며 혐의가 인정된 교원들은 불관용 원칙하에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함을 주장했다. 더불어 일부 교원들의 비리로 인해 현장에서 교육에 성실히 임하면서 연구에도 매진해온 대다수의 교원들의 연구가 퇴색되거나 ‘승진’에 눈이 먼 행위로 매도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당부의 뜻도 밝혔다.
교육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가 공표했듯이 비리를 저지른 교원들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가해야한다. 애초에 이들에게는 교원이라는 이름을 달 자격을 잃어버렸다. 다른 무엇보다도 이들에게 교육을 받은 학생들과 교육을 맡긴 학부모들이 받은 배신감과 상처는 그 누가 치유해줄 수 있겠는가. 승진에 눈이 멀어 교육자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이들에게는 ‘교원’이라는 호칭 자체를 달 자격이 없다. 이번 표절 사태를 야기한 그들에게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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