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기자] 가수 태진아씨가 억대 도박 설에 휩싸였다. 미국 현지 한 언론매체가 라스베가스 도박 사실을 폭로하자 태씨가 결백을 호소하면서 사건은 진실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사건을 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압축하면 태씨가 실제로 도박을 했거나, 일부 사실을 과대 포장한 사이비 언론의 선정적 보도일 가능성이 있다.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다.
문제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태씨는 오랜 기간동안 ‘도박 가수’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 한다. 대중의 뇌리 속에 ‘태진아 = 도박’이라는 두 단어만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제작한 촌지 동영상을 놓고 교육계 안팎이 시끄럽다. 교사들을 부글부글 끓는다. 그들은 “요즘 누가 촌지를 받느냐”며 분통을 터뜨린다.
반면 학부모들 시선은 싸늘하다. “촌지 안주면 아이를 구박 한다”며 근거 없는 카더라 통신으로 교사들을 싸잡아 비판한다.
한때 교육계에 촌지가 만연한 적이 있었다. 시골에서는 달걀 꾸러미가, 도시에선 봉투가 오갔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면서 촌지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정부의 강력한 단속도 한몫했지만 교사들 의식이 바뀌고 자정 운동이 일면서 촌지는 자취를 감춰갔다.
오죽했으면 스승의 날 휴업을 하고 학부모가 학교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교문을 닫아버리는 극단적 처방까지 동원됐을까.
그럼에도 학부모들 뇌리에 촌지는 여전히 사교육만큼이나 강력한 유혹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 불안해하듯 십 수 년 전의 불편한 기억이 ‘교사= 촌지’라는 등식을 만들어 학교주변을 유령처럼 떠돌고 있는 것이다.
촌지동영상에 나오는 장면은 충격적이다. 촌지를 받던 교사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화들짝 놀라는 모습은 제 3자인 기자가 봐도 낯이 뜨겁다.
이를 교육당국이 만들어 일반 시민과 학생들이 모두 볼 수 있게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조희연교육감은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교사들을 믿는다’고 했다. 한국교총 회장과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교권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다짐 한 것이 불과 한 달여 전이다.
많은 교사들은 조교육감의 오락가락 행보에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다.
촌지 1만원 징계와 신고 보상금 1억 원은 역대 정부가 보여준 촌지 대책 중 가장 강력하다. 교원 정년을 3년이나 잘라버린 강골 이해찬 전 장관조차도 이정도 무리수는 두지 않았다.
지난해 서울에서 촌지를 받아 적발된 교원은 모두 8명. 올해 3월 잠재적 촌지 수령자로 내몰린 교원 7만여 명. 빈대 잡으려다 공든 탑 불 질러 버린 꼴이 됐다. 답답할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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