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교육적 요구를 수용하고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교육재정 규모가 증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저출산으로 학령인구가 감소해 지방교육재정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과 상반돼 귀추가 주목된다.
김신호 대전광역시 교육감은 “‘학생 수 감소로 인한 지방교육재정규모를 축소하고, 교원 수와 교원 급여수준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은 지나친 경제적 논리에서 비롯된 단견”이라며 “학생 수 감소 현상은 오히려 교사 1인당 학생 수와 학급당 학생 수를 OECD 수준으로 낮춰 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기회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김 교육감은 “교직원인건비의 지속적 상승과 초중등교육 이외의 특수교육, 교육복지사업, 교육환경 개선 사업 등 추가적 재정수요가 발생하고 유아교육, 방과후학교 지원 등 지방이양 사업 예산을 감안할 때 교부율의 지속적인 상향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실례로 유아교육 같은 경우, 누리과정을 3~4세까지 확대할 때 이에 따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2012년 대비 1조 2,000억 원 정도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보육 국고 지원금을 제외하면 소요액 순증가액은 4,000억 원 정도다.
또한, 장기적으로 5세 누리과정이 정착되고 만 3~4세 공통과정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27,634명(2010년 기준)에 달하는 사립유치원 교사에 대한 추가적인 인건비 지원도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유아교육 재정규모는 2009년 기준 지방교육재정규모 대비 2.8% 수준인 1조 2,354억 원이고 이를 유아 1인당 교육비로 환산해보면 OECD 국가 평균의 6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에서는 유아교육과 보육을 의무교육의 연장으로 보고 누리과정을 3~4세까지 확대할 계획이나 지원액이 실소요액보다 적어서 실질적인 무상교육이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명수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역시 “미래 교육 여건의 변화를 예측하고 적절한 교육정책 및 재정투자 방향을 설정하는 일은 필수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유아교육, 고등학교 의무교육, 무상급식 같은 교육복지와 다문화교육, 통일교육 같은 교육의 사회통합 기능 확대, 교육환경 개선과 스마트 교육 등 교육정책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재정투자 방향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교육재정 집행과정의 공정하고 효율적인 배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송기창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는 “시 ․ 도교육청의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하여 현행 8개 측정항목, 38개 소항목으로 이루어져 있는 보통교부금 기준재정수요 측정항목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측정항목 수가 늘어나면 시 ․ 도교육청의 실제적인 예산수요를 충족해주지만, 해당 수요를 지원하기 위한 재원이 교부금 재원의 범위 내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측정항목이 생기면 다른 수요를 지원하던 재원을 일부 할애하게 된다. 이 때문에 시도에 배분되는 총액에는 별다른 변화를 주지 못한다는 것.
송 교수는 이 같은 점을 지적하며 “오히려 교육감은 측정항목에 해당하는 예산편성을 요구받게 되어 예산운영의 자율성을 향유하기가 어려워진다는 부작용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특별교부금의 규모를 현행 내국세교부금의 4%에서 2%로 대폭 축소, 보통교부금 규모를 늘려 교육감의 재정운영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의는 지난 5일 ‘한국교육의 미래전망 및 지방교육재정 운용방향’이라는 주제로 한국교육개발원과 전국 시 ․ 도교육감협의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2012년 지방교육재정 포럼’에서 논의되었다.
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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