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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정
前 경기도 정원고등학교 교사

학생들에게 교육은 단순히 명성이나 경제적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 사회에 참여하는 시민이 되도록 준비시키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교육은 학생들이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과, 더 높은 교육기관(대학 등)에 진학하기 위한 준비의 목적으로 주로 사용됩니다. 그와 같은 실질적인 목적을 부인할 수 없지만, 교육의 더 큰 사회적 기능은 학생들이 편협한 사고에 지배되지 않고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열린 마음을 갖고 그들의 삶에서 편협함을 피하도록 가르치는 것입니다.

미국의 철학자 랄프 에머슨(Ralph Emerson)은 자신의 책 ‘교육(Education)’에서 교실 환경의 본질과 학생-교사 관계에 대해 말하면서, 수업에서 열린 마음을 유지할 것과, 교사가 틀렸을 때 학생이 교사에게 반론을 제기하는 것의 중요성을 설명합니다. ‘권위’에 반박하는 것이 교육에서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학생이 교사의 말을 지적할 때 교사는 학생이 편견에 도전하고 있음을 기뻐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합니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David Foster Wallace)는, 교육의 목적이 ‘지식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라는 말합니다. ‘아이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낚시하는 방법을 가르쳐라’라는 말과 비슷한 맥락을 가지고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교에서의 코딩교육 강화정책에 대해 IT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코딩 언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생각’의 부족은 많은 부작용의 원인이 됩니다.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것은 독단, 즉 ‘맹목적인 확실성’을 불러옵니다. 자신과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생각하고 보는 방법을 가르치는 교육을 받지 못한 결과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정치적으로 크게 분열되어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편견을 가지고 있고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에 사람들이 따라오기를 원합니다.

교육은 국가를 운영하는 정치인들의 편견에 대응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많은 교육자들이 말하는 교육의 목적 또한 학생들에게 열린 마음을 유지하고 편견을 피하도록 가르치는 것입니다.

물론, 높은 성적과 학업 성취도가 교육의 주요 목표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교육이 대학 선택권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미래의 경력을 높인다고 말합니다. 틀린 얘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성적과 학업 성취도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학생들이 실제로 배우는 것보다 높은 점수를 얻으려고 시도하는 문화를 조성합니다. 쉽게 말해 ‘요령’을 익히려 한다는 것이죠. 이것이 습관이 되었을 때, 학생은 학교에서 실제 과목을 공부하는 것보다 ‘성공하는 빠르고 간단한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와 같은 방법은 학생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오히려 학생들을 실패로 이끄는 길로 가게 만듭니다. 현실 세계에서 좋은 일을 하는 데 필요한 학습, 지식 및 노력에 대한 지름길은 없습니다.

교육은, 단순히 명성이나 경제적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편협함에 맞서고, 사회에 참여하는 시민이 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은 때로는 교실을 넘어 개인 생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열린 마음을 유지하는 능력은 인생에서 중요한 기술입니다. 특히 오늘날처럼 소셜 미디어와 주류 미디어가 위험하고 잘못된 정보로 가득 찬 시기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거짓 정보는,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해 편협한 사고를 가진 많은 이들의 마음을 노예로 만듭니다. 그들은 합리적인 사실이나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인정하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여는 것을 거부합니다. 독단적인 사고와 맹목적인 확실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수많은 사상과 가치를 포함하고 있고, 또한 인간의 정신적 경계는 무한히 확장될 수 있습니다. 이런 세상 속에서 학생들에게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열린 마음을 가르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또한 그것이 교육의 핵심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