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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교권침해의 사례는 뉴스를 통해 꾸준히 보도되어 왔다. 얼마 전에는 교탁에 드러누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중학생(연합뉴스, 2022.08.29.), 교사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초등학생(SBS, 2022.06.22.) 언론에 오르내리며 다시 한번 ‘교권추락’과 ‘교실붕괴’라는 키워드가 널리 회자된 바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 교사에게 대들거나 통제를 따르지 않는 학생들의 이야기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예부터 “훈장 똥은 개도 안 먹는다”는 표현이 전해지는 것을 보면, 교사는 시대를 막론하고 고도의 정신 및 감정 노동을 요구받고 있으며, 한 사람이 여러 명의 학생을 동시에 관리해야만 하기 때문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비단 교직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직업이라는 사실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OECD는 2008년부터 국제 비교연구인 TALIS(Teaching and Learning International Survey)를 통해 교사 양성, 교사의 자기 효능감과 직무 만족도, 학교에서의 리더십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조사해왔다(이동엽 외, 2019). 우리나라 중학교 교사들이 참여한 2018년 조사에서는 직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OECD회원국 및 TALIS 참여국의 평균과 비교해 볼 수 있다(김혜진 외, 2020). 본문에서는 2020년 한국교육개발원 기본과제로 수행되었던 TALIS 자료의 분석 결과(김혜진 외, 2020) 중에서 교사가 받는 직무 스트레스의 수준을 교사의 인구사회학적 속성으로 구분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그림]은 11가지 업무로부터 교사들이 어느 정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4점 척도로 측정한 자료이다. 이 자료는 1차적으로 성별, 2차적으로 OECD 평균과 한국에 따라 구분되어 있다. 이 그림에 제시된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 세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우리나라 교사들이 OECD 교사 평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스트레스를 받고있는 업무는 ▲학부모 민원대응 ▲외부 행정기관 대응 ▲학생으로부터의 위협·언어폭력 ▲교실 질서 유지 ▲과도한 행정업무 그리고 ▲과도한 수업시간 등 6가지로 나타났다. 특히 학생의 위협·언어폭력의 경우 남녀 교사 모두 약 0.5포인트 정도의 큰 격차로 OECD 평균보다 더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는 그만큼 우리나라의 교사들이 학생들과의 접촉에서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며, 최근 언론에서 교권 추락과 관련해 보도한 내용들이 단지 일부 교사들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는 추론을 가능케 한다. 특히, 학부모 민원대응이나 교실 질서 유지 업무에서도 OECD 평균보다 훨씬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교사들이 학생-학부모와의 관계에서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은 명확해 보인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교사들이 가장 큰 스트레스를 느끼는 영역은 남녀 모두 ‘과도한 행정업무’였다. 과도한 행정업무의 경우 OECD 평균도 매우 높았기에 우리나라 교사와의 차이가 크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스트레스를 느끼는 정도는 앞서 언급한 학생-학부모와 관련된 업무에 비해서도 상당 수준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한데, 우리나라 교사들은 그들의 본업이라고 인식되는 수업 관련 업무보다는 교사에게 추가로 요구되는 행정업무로부터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경향이 있거나, 아니면 실제 행정업무가 지나치게 많기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셋째, 스트레스를 느끼는 정도에 있어 남녀 교사 간 편차가 있었으며,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발생시키는 업무 종류 역시 남녀 교사별로 달랐다. 전반적으로 여성 교사가 느끼는 스트레스의 수준이 더 높았으며, 특히 학생·학부모 관련 업무에서는 여성 교사가 매우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그에 비해 비록 큰 편차는 아니었지만, 행정업무의 과도함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는 남성 교사의 경우가 컸다. 특히 남성 교사의 경우 외부 행정기관 대응 업무에서도 여성 교사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종합해보면 남성 교사가 전반적으로 교실이나 수업 외적인 행정업무로부터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각 업무에 대해 스트레스를 느끼는 정도는 일반적으로 대도시, 중소도시, 읍면 지역 순으로 컸는데, 이러한 경향성에 비추어 보면 교사가 근무하는 ‘지역’은 교사가 느끼는 스트레스 정도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그림]에서 여성 교사가 더 많은 스트레스를 느꼈던 학생 위협/언어폭력 요인의 대해 읍면 단위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보다 정확한 해석을 위해서는 여러 개의 변수를 동시에 고려하는 다중분석의 결과를 살펴봐야 하겠지만, 일단 [그림 2]에 제시된 결과만을 놓고 본다면 일반적으로 학교 규모가 작은 읍면 단위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의 스트레스가 대도시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에 비해 적은 경향이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몇몇 예외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특수교육 학생의 수업조정 업무나 과도한 행정업무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 수준은 읍면 지역 학교 교사들이라고 해서 특별히 낮지 않았다. 특히 과도한 행정업무로부터는 대도시나 중소도시에서 근무하는 교사들보다 읍면 지역 근무 교사들이 오히려 더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했다.

지역, 업무, 성별 등에서 교사들의 스트레스 차이가 나타나고 있음을 감안하여,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교사의 스트레스를 경감할 수 있는 시스템과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11가지 업무로부터 교사들이 어느 정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4점 척도로 측정한 결과, 우리나라 교사들이 OECD 교사 평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업무는 ▲학부모 민원대응 ▲외부 행정기관 대응 ▲학생으로부터의 위협·언어폭력 ▲교실 질서유지 ▲과도한 행정업무 그리고 ▲과도한 수업시간 등 6가지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