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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좋은 시> 동그라미가 되고 싶다

기사입력 2023-03-17 오전 10:10:00 | 최종수정 2023-03-17 10:10

이혜선

꽃과 사랑을 나누는
참 좋은 봄비가 되고 싶다

말 없는 지렁이와 굼벵이의
눈짓을 알아듣는
길이 되고 싶다

가랑잎 바스라진 몸
몸으로 덮어주는
첫서리가 되고 싶다

강물심장에 내려
하나 되어 퍼져나가는
눈송이가 되고 싶다

동그라미가 되고 싶다

<이혜선 프로필>
· 동국대학교 국문학과, 세종대학교 대학원 졸업
· 1980~81년 월간 「시문학」 2회 추천 등단
· 윤동주문학상, 한국 현대시인상, 한국시문학상 등 수상
· 한국시문학문인회 회장 역임
· 시집 「神 한 마리」, 「바람 한 분 만나시거든」, 「새소리 택배」, 「운문호일雲門好日」 등

기사제공 : 주간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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