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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교육신문에서는 2023년 새해를 맞아, 지난 6월 지방선거를 통해 3선에 성공해 새로운 교육 방향을 제시하는 서울시교육청 조희연 교육감과 신년특집 인터뷰를 하였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流水不腐, 유수불부)의 마음으로 새해 계묘년을 맞이하여 신년 각오를 들어 보았다.

- 대담: 정찬삼 기자 -

Q: 2022년 한 해를 보내고, 2023년을 맞는 소감은?

A: 2023년은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의 해입니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한 교육현장은 방역과 학력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요. 올해는 정말 토끼의 해가 되었습니다. 2023년은 실내에서 마스크도 벗고 학교현장의 교육도 정상화가 되고 코로나19로 인해 다양해진 수업 방법들이 적용되면서 더욱 발전하는 서울교육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에는 교육분야 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토끼처럼 깡충깡충 발전하고 코로나19의 위험에서 벗어나면 좋겠습니다.

2023년은 유수불부(流水不腐)의 마음으로 서울교육과 함께 하려고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계의 정세와 사회의 모습 속에서 변하려 노력하지 않거나 자기 고집만을 부리는 고인물이 된다면 결국은 썩어서 마실 수 없는 물이 될 것입니다. 저는 공존의 교육을 3기의 중요한 화두로 삼았습니다. 세상의 변화와 발전에 발맞추고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도 이분법적인 단절이 아닌 서로 조금씩 맞추어 공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변하지 말아야 할 가치도 있습니다. 학생을 사랑하는 교육자의 마음과 서울교육의 발전을 위한 의지는 흔들림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변하지 않는 의지와 마음을 가슴에 품고 시대에 맞는 학생교육을 위해 쉬지 않고 질 높은 공교육의 발전과 서울교육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Q: 지난해 보람 있었던 일과, 아쉬웠던 일이 있다면?

A: 2022년은 선거가 있었습니다. 3선에 당선되며 새로운 3기를 준비하기 위한 시간도 있었고 지난 정책들을 돌아보는 시간도 가지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우선 2022년을 돌아보면 교육청의 농촌유학프로그램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점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해외매체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여주어 인터뷰도 하고 신문에도 우리나라의 농촌유학프로그램이 소개 되었습니다.

주로 자녀의 다양한 체험학습활동을 희망하거나 자녀의 생태감수성 향상을 위해 농촌유학에 참가하는 가족이 많지만, 최근에는 자녀의 건강을 위해서 농촌으로 유학을 결심하는 가구도 증가하였습니다.

2022년 10월부터는 전라북도로 농촌유학을 확대하면서 아토피 특화 농촌유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라북도의 아토피 치유마을과 아토피 안심학교에 친환경 주거환경을 마련하고 1:1 맞춤형 친환경 식단을 제공하는 등 학생의 건강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자녀의 건강을 위해서 도시의 삶을 잠시 정리하고 내려온 가족 모두 학생의 긍정적인 변화를 지켜보며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농촌유학을 떠나는 아이와 가족 모두 농촌유학을 통해 삶의 전환을 맞이하고 생태감수성을 가진 생태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도시의 바쁜 삶에서 잠시 벗어나 아이들에게 제2의 고향을 선물해주는 것, 아이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게 하며, 성인이 되어서도 자연이 선물해준 고향의 추억을 갖고 자라게 하는 것이 농촌유학 사업을 통해 서울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이자 의미입니다.

아쉬운 점을 한가지 꼽아 보자면 2023년 예산안이 의회와 원만히 조정되지 못한 부분입니다. 서울교육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하여 1월에 추경을 통하여 2023년도 학생교육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성실하게 논의하겠습니다.

Q: 민선 3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새해에 서울시교육청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과제는?

A: 3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023년은 크게 5가지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 질 높은 학교교육: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기초학력 책임지도, 교육과정·수업·평가 혁신, 학생주도성 및 학교자율성으로 맞춤교육 구현, 진로교육 강화 및 특성화고 지원, 예체능 교육활동 강화, 연구하고 성장하는 교사 지원, 학교혁신 지속 추진을 지원하겠습니다.

더 평등한 출발: 공교육에서의 평등한 출발을 위해 출발선 평등 실현, 질 높은 돌봄·방과후 학교 운영 지원, 정의로운 차등 구현, 학부모의 안정적인 자녀교육 지원, 통합적 교육복지를 실현하겠습니다.

더 따뜻한 공존교육: 공존을 위한 생태전환교육 지원 내실화, 세계시민성 함양, 학교 안팎 소통하고 협력하는 교육 생태계 구축, 학교 구성원과의 공존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더 세계적인 미래교육: 미래교육을 위해 세계와 공존·연대하는 서울 학생으로 성장 지원, 미래를 대비하는 인공지능(AI)교육 강화, 교수학습의 디지털 전환 학습환경 구축, 미래지향적 학교 공간 조성에 앞장서겠습니다.

더 건강한 안심교육: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위해 학생 마음건강 증진 통합 지원, 학교 보건 관리 및 교육환경 안전 강화, 더 맛있고 더 건강한 학교 급식 제공, 평화롭고 안전한 학교문화 조성, 건전하고 청렴한 조직문화를 만들겠습니다.

Q: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대한 교육감님의 생각은?

A: 현재 서울 27개 자사고 중 10개가 일반고로 전환을 신청하였습니다. [동양고(2012), 용문고(2013), 미림여고(2016), 우신고(2016), 대성고(2019), 경문고(2020), 동성고·숭문고·한가람고(2021), 장훈고(2022)]

고교학점제로 교육과정 운영 자율성이 일반고에도 주어진 영향으로 자사고의 우수한 교육과정을 일반고에서도 지속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런 상황에서 학교 다양성 존치는 현 흐름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교육수요를 맞춘다는 명분에서 도입됐지만, 입시 중심 교육으로 치달아 사교육의 심화 등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다양한 교육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도입했던 자사고, 외고 등 다양한 학교 유형이 입시 중심 교육으로 학교 간 서열화, 사교육 심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습니다. 2015 개정교육과정 시행 이후 자사고와 일반고 교육과정의 차별성이 거의 없어졌기 때문에 자사고가 폐지된다고 하여 하향평준화 된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하향/상향)평준화의 관점에서 벗어나 학교 내 교육과정 다양화로 학생 개인 맞춤형 교육(학생 모두를 위한 수월성교육)을 지향하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며, 이는 고교학점제 도입 등을 통해 모든 고등학교에서 실현 가능할 것입니다.

Q: 교육감님은 현재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데, 협의회 회장으로서 바라는 것은?

A: 3선에 당선되며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의 회장도 맡게 되었습니다. 17개 시도의 교육감님들의 의견을 잘 모으고 조절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교육감님들은 모두 지역의 교육을 책임지고 계신 분들입니다. 함께 우리나라의 교육문제를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 나갈 것입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총회를 통하여 교육부에 제안되는 내용들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교육현장의 고민과 해결책을 위한 제안들입니다. 협의회의 회장으로서 교육부에 제안하는 교육감님들의 교육현장의 발전적인 변화들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Q: 교육감님께서는 국가교육위원회의 위원이기도 하십니다. 국가교육위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A: 국가교육위원회가 만들어진 목적은, ‘이 법은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여 교육정책이 사회적 합의에 기반하여 안정적이고 일관되게 추진되도록 함으로써 교육의 자주성ㆍ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고 교육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로 되어 있습니다. 목적처럼 일관되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계획이 수립되어야 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위원들 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첫 번째 과제로 교육과정의 기준과 내용의 고시에 대한 사항에 대해 회의를 하였습니다.

국가교육위원회의 소관 사무를 보면 모든 국민이 함께 고민하고 치열하게 논의하여 정해야 하는 의제들이 많습니다. 교육에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더욱 관심을 가지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국가의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해 주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단지 위원들의 생각대로 교육방향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방향을 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직제를 갖추어야 합니다. 지금의 조직 구성을 통해서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이루는 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목적과 역할에 적합한 직제가 마련되어 설립취지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면 좋겠습니다.

Q: 고등·평생교육특별회계법이 국회 예산안 부수법안으로 지정된 것에 대한 입장은?

A: 지금은 대전환의 시기로 현재와 미래세대를 위한 과감한 재정투자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미래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교육환경 개선, 교육격차 해소, 방과후학교, 체험학습 등 유·초·중등 의무교육의 완전 무상화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2017년 조달청에서 발표한 공공건축물 유형별 단위 면적 당 공사비를 보면, 창고 다음으로 공사비가 가장 낮은 곳이 바로 학교입니다. 우리 학생들에게 가장 안전하고 쾌적한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학교 공사비 단가도 대폭 상향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유·초·중등 교육예산 일부를 대학에 나눠주자는 고등·평생교육특별회계법이 예산안 부수법률안으로 지정되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 상태입니다. 그동안 저는 시도교육감협의회, 여러 교육단체들과 함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일부를 고등·평생교육으로 전용하는 것에 대해 한목소리로 반대해 왔습니다. 저는 한시적이라도 교육세를 고등교육에 쓰지 않고, 고등·평생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해 고등·평생교육 예산을 안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현재의 관점에서 미래를 바라볼 뿐만 아니라 미래의 관점에서 현재를 바라보며, 유·초·중등 교육에 더 과감한 교육 재정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일선 교육계에서 많은 혼란을 겪고 있는 학생, 교사, 학부모, 교육 가족 모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A: 교육부나 교육청의 정책들이 일관성이 없거나 손바닥 뒤집듯이 바뀔 때 학교 현장,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은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이 예상됨에도 충분한 고민 없이 정책이 추진될 경우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문제는 그 피해가 모두 학교와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교육의 수혜자이자 주체인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목소리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교육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수많은 사회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학교교육이 큰 탈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의 보이지 않는 노고와 희생이 있기에 가능한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교육청에서도 발맞추어 열심히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