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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7일 전교조와 실천교육교사모임으로부터 형사고발을 당했다.

교육과정심의회 운영위원회 위원장인 장 차관이 5일 있었던 운영위원회 회의를 진행하면서, 운영위원이 제출한 수정안에 대한 의결 요구를 묵살한 것 때문이다.

심의회 규정에도 다수결로 의결하도록 되어 있고, 일반적인 상식으로 생각해봐도 서로 다른 의견이 합의를 이루지 못할 때는 의결절차를 밟는 것이 정석이다.

허나 장 차관은, “의결정족수는 회의 성원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지, 반드시 의결하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의결 절차를 밟지 않았고 교육부가 국가교육위원회에 상정한 개정안은 절차적 정당성을 갖기 어렵게 되었다.

장 차관과 교육부는 왜 이렇게까지 질서를 파괴하고 억지를 부리는가?

교과서 개정과 관련해서 교육부는 이미 여러 차례 절차적 문제를 일으켰다.

성소수자와 성평등 문제에 대해서 많은 의견들이 있었지만, 교육부 오승걸 학교혁신지원실장은 ‘학부모들이 우려하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하면서, 관련 용어를 아예 모두 삭제해 버렸다.

교과서 연구진 회의에 교육부 직원이 참석해 ‘자유민주주의 표현을 넣어라’, ‘전근대사 비중을 늘려라’라고 압박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9월 19일 열렸던 기자회견 때도, 오승걸 실장은 개정교과서 연구진에게 ‘의견을 전달’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여러 차례 브리핑을 통해서 교육부는 국민 의견을 집필진에게 전달하고 수정·보완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것이 압박이 아니면 무엇이 압박인가?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꾸는 것으로 결정한 11월 7일 운영위원회 회의는, “1명을 제외한 참석위원 대부분이 찬성. 해당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조정된 행정예고안을 마련”이라고 간단하게 정리돼 있다. 당시 회의록을 제출하라는 국회의 요구에도, 교육부는 묵묵부답이다. 참석위원 대부분이 찬성인데, 왜 표결을 반대할까?

합의를 거치지 않은 교과서 개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우리는 이미 과거에 보았다.

또다시 그 과정을 반복하지 않기를 원한다.

모든 이들을 만족시키는 교과서가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 해도, 교과서를 개정하는 절차만큼은 모든 이들을 만족시키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