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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수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1. 들어가며

2021년 7월 1일 국가교육위원회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및 운영 방향을 둘러싼 구체적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대통령 소속의 의결기구이자 합의제적 중앙행정기관으로 설립될 국가교육위원회는 개별 정권의 임기를 뛰어넘어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가능하고 합의적이며 미래지향적인 교육개혁을 주도할 공적 기구로서 큰 기대를 받아왔다. 더욱이 2020년부터 지속되는 코로나 팬데믹 위기 등 후기 근대적 사회구조로의 전환기 상황 속에서 패러다임 수준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교육체제의 혁신적 재구성 과제를 주도적으로 풀어갈 새로운 기구로서 교육 정책 거버넌스의 전환을 상징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권위주의적 개발국가의 유산과 중앙집권화된 관료적 교육정책 결정의 오랜 관행이 지배적이고, 교사, 학생, 학부모 등 주요 정책이해관계자들의 폭넓은 참여와 협의 기제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가운데, 획일적 대학입시 위주의 학교교육, 직업교육 및 고등교육에 대한 체계적인 정책적 관심과 투자 부족 등의 고질적 문제를 앓아온 한국의 교육현실에서 새로이 출범할 국가교육위원회가 어떻게 얽힌 실타래를 풀고 대안적 교육정책을 수립, 실행할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로 남아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이 글은 2022년 출범할 국가교육위원회의 핵심 의제 선정과 사회적 협의 추진 전략에 관해 검토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아래에서는 첫째, 합의와 신뢰에 기반한 교육정책 거버넌스 구축에 관한 이론적 논의를 진행한다. 둘째, 민주화 이후 한국의 교육개혁 정책 거버넌스의 특징과 문제점을 논하며, 특히 최근 국가교육회의 주관으로 실시된 대학입시제도 개편 공론화위원회 실험 등 숙의 민주주의적 미니퍼블릭 운영에 기반한 사회적 협의 추진 전략의 의의와 한계를 살펴본다. 셋째, 장기적, 합의적, 미래지향적 교육개혁 및 정책 거버넌스의 구축에 성공하며 교육분야의 국제적 모델로 평가받는 핀란드 사례의 특징과 함의를 검토한다. 끝으로, 이상의 논의에 기반하여 향후 출범할 국가교육위원회 차원에서 역점을 두어 추구해야 할 핵심 의제 선정과 사회적 협의 추진 전략에 관한 포괄적 제언을 제시한다.

<이하 내용은 월간 교육평론 2022년 7월호에 게재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