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Ⅰ. 시작하는 말

학교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자질과 능력을 갖춘 유능한 교사를 확보하기까지는 교원양성기관에서 예비교사를 선발하는 단계에서 출발하여, 양성, 자격부여, 선발, 임용, 배치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며, 각 단계의 적합성과 질적 수월성은 상호 연결되어 있다.
신규교사 선발은 결원을 보충하는 단계로, 선발제도는 ‘양성기관을 통하여 배출된 교사자격증 소시자 가운데 학교현장의 교육적 요구를 충족시키기에 합당한 최고의 잠재력을 지닌 교사를 어떻게 식별해낼 수 있는가?’가 제도 구상의 핵심을 차지한다.
신규교사 선발제도는 그동안 개푠 논의가 지속되어 왔고, 부분적으로 개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교육의 자율화와 분권화가 대세를 형성하는 2000년대 이후에도 교원정책에 대한 사회와 국가의 통제는 점점 강화되고 있는 세계적 추세를 보더라도 유능한 교사를 확보, 유지하는 정책이 그만큼 국가적으로 중요한 우선순위임을 말해준다.
우리나라에서도 2010년부터 시작된 3주기 평가를 계기로 교원양성기관에 대한 보다 실효성 있는 평가를 통한 질 관리 및 교원수급 관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선도 사범대학을 지정하여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에 적합한 양성과정 개편 모형을 탐색하는 등의 노력이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교원양성 개선 노력들이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신규교사 선발제도는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신규교사 선발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거나 지엽적인 문제에 집착하거나 값싸고 가시적 성과 도출에 급급하여 제도의 본질이 망각되거나 왜곡된다면 곤란하다. 이를 바로잡으려면 더 많은 비용과 대가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Ⅱ. 교사 선발제도 개선의 원칙과 방향에 대한 첨언

1. 우리나라 교사 직무 및 전문성 직시의 필요성

우리나라 교사들의 직무기준이나 전문성에 대하여 논할 때, 흔히 선진국에서 통용되는 기준을 준용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사들의 현주소는 교실에서 학생 교육에 전념하는 교수-학습 전문가로 개념화되고 대우받는 선진국 교사들의 현실과 비교할 때 상당히 차이가 있다.
학교가 교육행정체계 하에서 말단 행정기관으로 인식되고, 교사들의 학습지도 및 학생 생활지도는 물론, 학부모 관계나 교무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학교의 비수업적 업무처리 등에 전방위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사의 직무 및 전문성에 대한 현실적 인식이 필요하다.
탄탄한 교과 지식을 토대라 잘 가르치는 것이 교사의 직무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다만, 교직이 까다롭지만 보상이 적은 직업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면서 교사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선진국의 경우, 성적 우수자가 교직을 기피하다보니 전공 지식 부족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등장하고, 그 과정에서 전공 지식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 2010년에 발간된 맥킨지 보고서에 미국 사범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고등학교 성적이 하위 20%라고 밝힌 점은 충격적이다.(Auguste, Kihn, & Miller, 2010).
그러나 성적 우수자들이 교직에 진출하는 우리의 현실을 볼 때, 교사들에 대한 우리나라 학부모와 일반 대중의 불만은 비단 가르치는 교과 내용 및 지식에 대한 전문성 부족에서 기인하는 것만은 아니다. 미성년자들의 역할모델이 되는 도덕적 주체로서 학교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에 헌신감, 사명감을 가지고 대처하지 못한다는 점이 더 큰 불만 요인으로 작용한다. 성적 면에서 볼 때는 최고의 인재를 교직으로 유입했지만, 학생들의 성장과 변화에 대한 희망과 기대 등을 포함한 교직 적성을 가졌는지, 학습공동체이자 교무공동체인 학교에서 일상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업무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이 있는지 등은 제대로 검증하는 장치가 없었다.
발표자께서 지적한 바와 같이, 교사 선발제도가 교육현장의 요구와 필요에 합당한 능력, 태도, 자질을 갖춘 교사를 변별해 낼 수 있는 기제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대처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항목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1차 시험에서 교육학과 전공을 함께 테스트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 때, 교육학 과목은 교육학적 지식을 검증하는 과목이 아니라 교육학 및 교과교육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해결력을 평가하는 과목으로 자리잡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어지는 내용은 교육평론 4월호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