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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좋은 교사란 어떤 사람인가? 『교사와 교육 철학』의 저자 김수동(2003)은 “좋은 교사란 학생들과 늘 대화하며 그들을 격려한다. 자신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변화시키려 노력하고, 진보적이며 틀에 박힌 수업을 하지 않고 개선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좋은 교사는 흔들리지 않는 자신의 교육 철학이 있다”고 하였다. 여기서 좋은 교사가 갖추어야 할 여러 요소 중에서 왜 확고한 교육 철학이 필요하다는 말인가? 그것은 교육 철학을 가진 교사는 교육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교육 목적과 목표를 바르게 세울 수 있고 필요한 수단과 방법의 구안으로 좋은 교육 활동을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교사에게 필요한 철학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철학은 결과적 의미의 철학과 과정적 의미의 철학으로 나뉜다. 즉, 명사적 의미의 철학과 동사적 의미의 철학이 그것이다. 전자는 철학자들이 교육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의미하고 후자는 교육 활동을 하는 가운데 겪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철학을 의미한다. 이 가운데 교사는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실천하는 데 가져야 할 철학, 즉 동사적 철학이 더 필요하다.

교육 철학을 소유하는 것은 간단히 말해 교사가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관점을 갖는다는 것은 교육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교육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강연가로 활동 중인 리더쉽 전문가 사이먼 시넥(Simon Sinek)은 2009년부터의 골든 서클(Golden Circle) TED 강연에서 말하길 일반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할 때 What, How, Why 순서로 생각하는 데 반해 성공하는 리더들은 일에 대한 Why를 먼저 생각한다고 한다. 대표적 사례로 자신들의 상품인 컴퓨터(What)를 보여주며 컴퓨터의 새로운 기능(How)을 설명하는 일반적인 판매 전략과는 달리 애플(Apple)사는 회사의 목적이 무엇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이유(Why)를 먼저 보여준 후 자신들이 만든 제품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남다른 성공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는 교육에도 적용된다. 교사는 학생들을 지도할 때 무엇을 먼저 생각해야 할까? 교육 철학을 가진 교사는 ‘왜(Why) 학생들을 교육해야 하는가?’에 먼저 질문을 던진다. 이에 대한 답이 바로 교육하는 목적이고, 교육해야 한다는 신념이며, 교육을 ‘관계 형성’이라는 큰 의미로 바라보게 만든다. 결국 교육은 학생과 교사 사이에서 학생의 현재 삶을 통해 교육 내용을 가르치고 배우며, 서로 성장하여 미래의 삶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관계 형성 과정이다.

그렇다면 교사가 철학을 정립(定立)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교사는 교육관, 수업관, 교사관, 학생관, 지식관 등으로 세분화하여 자신의 철학을 고민해야 한다. 교육 철학에 대해 고민해 본 교사와 그렇지 않은 교사의 모습은 교육과정의 실행에서 그 차이가 드러난다. 예컨대 교사가 자신의 학급을 ‘경쟁보다 협력’이란 철학을 갖고 학급을 경영한다면 교사는 학생들에게 경쟁을 자극하는 인센티브용 물질 제공(예, 스티커 발부 등) 시스템보다는 협력을 실천할 수 있는 협동 학습이나 학급 내의 협의를 중시하는 교사 교육과정을 설계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교사는 교육 철학과의 함수 관계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첫째,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 이는 자기 생각을 확고히 하는 것이다. 둘째, 동료 교사와 대화와 소통이 요구된다. 동료 교사와의 대화를 통해 학생들을 더 잘 이해하고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셋째, 교사 자신의 성찰 일기나 수업 성찰록이 필요하다. 이는 자기 발전의 기반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마침내 교육 철학은 확고히 정립된다. 지금 당장 자신의 교육에 대해 ‘왜(Why)’라는 질문을 던지자. 이에 대해 자신만의 답을 가지면 그것이 교육 철학이다. 이는 온갖 어려움이나 주변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히 바른 교육을 실행하는 힘을 부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