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 중등교육 정책권한이 지방으로 대폭 이양됨에 따라 교육소외계층을 위한 지역단위 교육복지체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가 주도, 관 주도의 교육복지 정책 추진은 구조적으로 지역현장의 맥락을 반영하기 어렵고 지역의 민간 주체들을 수동적으로 만들어 사업운영의 형식주의를 초래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26일 교육정책네트워크가 “교육소외계층 교육력 제고 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교육현장 순회토론회에서 제기됐다.
김인희 한국교원대학교 교육정책대학원 교수는 ‘지역교육복지센터’의 설치를 주장하며 “지역현장 중심의 유연하고 현장적합성 높은 결정과 실천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교육복지체제의 효율성은 떨어지고 수요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과 만족도가 저하될 것은 분명하다”고 그 필요성에 대해 전했다.
특히, 김 교수는 “학교 부적응학생 중 학교 내에서 문제 해결이 어렵고 전문가 및 지역복지기관 등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 학교-지역-가정-전문가 간의 협력망을 구축하여 지역교육복지센터가 적시에 필요한 도움을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지역의 교육복지 HUB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교육소외에 실효적으로 대응하고, 교사의 학생지도 부담을 감소시켜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하며 학교와 지역 간 교육협력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김 교수는 ‘국가교육복지위원회’를 설치, 교육복지 실태를 조사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범정부적 교육복지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체적, 경제적 이유로 인한 교육기회의 접근 제한, 부적응 등의 문제로 인한 학업 중단, 탈북 학생, 외국인 학생 등 교육소외 현상이 다양한 만큼 다양한 조사방법을 개발하여 교육소외 현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대해 장 · 단기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김 교수는 “정부와 공공기관, 교육청과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기관 · 단체, NGO 및 일반시민, 연구기관 및 전문가, 대학 및 기업, 언론 등이 제각기 적정한 역할을 분담하며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통합적 교육복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와 같은 교육복지정책을 실천하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현장의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다면 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는 교육수요자에게 필요한 교육복지 서비스가 최종단계까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여야 하며 문제가 드러날 경우 이를 치유하기 위한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을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조경운 전주양지초등학교 교사는 “교육복지 사업은 일정수준의 대상자가 있어야 사업을 신청하고 지정받을 수 있다. 이렇다 보니 농어촌 소규모 학교가 60%가량 차지하는 전북지역 같은 경우에는 교육복지 대상 학생이 있어도 기준에 미달하여 예산과 인력을 지원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지금과 같이 단순한 조건으로만 심사하는 형태로는 교육복지 대상 학생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교사는 “교육청은 학교별 대상 학생의 기준을 법적인 기준 외에 학교별 실태를 교육청에서 파악한 뒤 다양한 기준에 의거해 교육청에서 전문가와 협의를 통해 대상 학교를 지정하고 예산과 인력을 지원하는 형태로 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경철 남원용성중학교 교장은 “교육소외현상 해소에 대한 범국가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차원에서의 적극적 홍보를 주장하며 “교육복지정책 연수를 개설하고, 교육복지 관련 원격연수 과정을 교육과학기술연수원에 개설하여 전 교원이 교육복지적 전문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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