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대학 입시의 주체가 되는 것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기반으로 하는 정시였지만, 2000년대부터 점차 학교생활기록부와 내신을 토대로 하는 수시모집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어 왔다.
정시 대 수시의 비율은 2000학년도 기준 96.4% : 3.6%였지만, 이번 2022학년도는 24.3% : 75.7%, 2023학년도는 22% : 78%가 될 예정으로 수시모집이 정시에 비해 4배 가까이 많아진다.
이번 20대 대선후보들의 교육공약을 보면, 공통적으로 정시비중확대가 들어 있다. 상위 4명의 후보 중 심상정 후보를 제외한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후보 모두 할 것 없이 정시비중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덧붙인다면 현재 교육부도, 주요 종합대학에 2022학년도부터 정시를 40% 이상으로 늘릴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대학들도 그 지시를 다 수용하지는 않았다.)
한편, 정시비중확대에 대한 교육계의 입장은 좀 다르다.
보수 입장을 대표하는 한국교총이나, 진보 입장을 대표하는 전교조나 똑같이 정시확대를 반대하고 있다.
정치계나 교육계나 파벌논리를 따르지 않고 각자의 의견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듯도 하지만, 주요 대선 주자들이 교육계가 입을 모아 반대하는 대입정시확대를 교육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지, 조금 의아하다.
교직에 있는 친구로부터 들은 말이 생각난다.
“정치인은 교육에 관심이 없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저 말을 적용하면 대선주자들의 교육공약이 교육계와 엇박자를 타고 있는 이유가 간단히 설명되어 버린다.
사실이 아니겠지... 대선주자들도 뭔가 본인이 생각하는 교육의 미래가 있으니까 저런 공약을 내는 것이라고 믿어보려 한다.
정시확대를 주장한 대선주자들 중에서 대통령이 나온다면, 무조건 공약을 지키기에 앞서, 왜 교육계가 진보·보수 할 것 없이 정시확대를 반대하는지 깊이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평생을 교직에 몸담아온 사람들이 한 말이 허투루 한 말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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