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폭력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범부처 협력 추진방안이 마련됐다. 그간 학생 대상 폭력을 근절하고 위기 학생을 보호하기 위하여, 각 영역별 대책을 마련하고 지속 추진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 성폭력, 아동학대 등이 근절되지 않고 피해 학생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졌던 사안이 최근 연이어 발생했다.
주요 사례를 들자면 ▲계부에 의한 학대와 성범죄로 인한 청주 여중생 2명 투신 사망 사건('21.5.12) ▲소문, 따돌림 등의 학교폭력 정황으로 인한 강원 남학생 투신 사망 사건 (‘21.6.27) ▲동급생 학교폭력에 시달린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광주 남학생 사망 사건(‘21.6.29) ▲남학생에 의한 성폭행 이후, 사이버 괴롭힘이 지속되어 극단적 선택을 한 인천 여학생 사망 사건(‘20.9) ▲선배학생이 후배에게 화살 쏘아 상해 및 기타 폭력 정황으로 드러난 경북 중학 양궁부 학폭 사건(‘21.8)이다.
폭력이 온·오프라인 상에서 다양·복합화 경향
최근 발생한 사례를 분석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개선대책 마련,코로나19 지속으로 학생 신체·심리건강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학생 대상 폭력은 물리적 폭력뿐만 아니라 온·오프라인 상에서 다양·복합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연 2회 실시하고 있는 학교폭력 실태조사는 수시로 발생하는 사안을 즉시 감지하기 어렵고, 학교(급) 차원에서 수시로 진단할 수 있는 도구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 피해학생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및 학교폭력 피해 여부를 수시로 진단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는 피해학생들이 지속적인 학교폭력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신고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이 커질 것 같거나, 이야기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가 각각 29%, 25.8%로 거의 30%에 육박하는 높은 수치다. 이는 학교폭력 목격 학생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는 방안 및 신고 학생의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신고자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
학교폭력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피해학생이 자해행위를 하는 등 위험 신호가 있었으나 학교 차원의 적극적 개입도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초기에 학교의 적절한 대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단위학교의 책무 강화 및 학교현장의 사안처리 대응 역량 지원이 절실하다. 이어 해당 학교에 전문상담교사·전문상담사가 미배치되어 상시적 상담․심리지원이 어렵고, 담임교사 상담과정에서도 적절한 조언 등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전문상담교사·전문상담사를 미배치교 재학생에 대한 체계적 상담 지원방안과 전문상담교사의 증원, 담임교사 등의 상담역량 제고가 요구된다.
피해학생이 학교 복귀 후 2차 피해를 당하는 경우나,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한 지원 부족에 대해서는 피해학생의 2차 피해를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 및 일상회복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이 중요하다. 피해학생 및 그 보호자가 가해학생의 조치 처분이 미흡하다는 불만이 있거나, 가해행동 재발 방지를 위한 보다 강한 조치 요구된 것에 대해서는 가해학생에 대한 보다 강한 조치 및 가해학생의 조치 처분을 이행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키로 했다. 학교운동부지도자 임장지도 미실시(관리‧감독 및 주의의무 소홀), 학교폭력 사전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앞으로 학생선수폭력 예방·조기 발견하여 가해 학생선수와 운동부지도자에 대한 체육활동 제한 등 엄정한 처벌을 내리기로 했다. 이어 학교와 스포츠윤리센터 간 상호 신고체계를 구축하고, 가해 학생선수 등 징계 정보의 연계 관리 추진키로 했다.
통합적인 폭력 조기 감지 및 대응 체제 실효성 강화
교육부는 통합적인 폭력 조기 감지 및 대응 체제 실효성을 강화하여 먼저 온·오프라인에서 학교폭력, 아동학대, 성폭력 등에 노출된 학생들을 즉시 보호(감지)하고, 지원(신고·대응)하는 전방위적 학생보호 원스톱 온라인 시스템(App) 구축하기로 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강화하여 서술형 피해‧목격 신고 문항에 대해 시도교육(지원)청 및 시도경찰청(117 학교폭력신고센터)이 합동으로 응답 내용을 확인하고, 후속 조치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단위학교에 통보하여 사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또 내년부터는 학생의 학교폭력 신고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를 재점검하여 자발적으로 신고할 수 있는 환경 마련하여, 신고 후 적절한 후속 조치를 하도록 하고, 익명 신고에 대한 철저한 비밀 보장과 증거 수집 등 학생 부담을 가중하는 행위 금지 등 가이드북을 개정키로 했다.
학생 자살문제 부분에서는 원인을 분석하고 보고체계 강화하여 시･도교육청 보고자료와 ‘국가자살동향시스템’(통계청)의 연계를 통한 학생자살 현황에 대한 신속한 모니터링으로 국조실, 교육부, 보건복지부, 통계청, 경찰청 등 범부처 합동 위원회가 국가자살동향감시체계를 운영해왔다. 학생 자살 원인(학교 폭력 등) 추가 분석 및 정확성 제고를 위해, 단위학교 자살 사안 보고절차가 개선된다.
앞서 말한 ▲학교폭력 ▲성폭력 ▲아동학대 ▲학생선수폭력 ▲자살예방/정신건강 등 5개 영역은 앞으로 안전한 학교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실태 파악 및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써, 아동·청소년 관련 통계 정비·보완 추진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하윤수‧前 부산교대 총장, 이하 교총)는 “그간 교총은 학교폭력에 대해 정부가 민감성을 갖고 적극 대응할 것을 요구한 만큼 이번 추진방안 수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범부처가 협력해 실질적으로 효과를 거두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함에도 중대한 학교폭력이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도 정작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침묵해 안타까웠다”며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학교폭력에 대한 민감성을 가져야 사회와 학교도 즉각 반응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이번 추진방안에 대해 기대와 함께 추가로 반영될 사항도 제시했다. 먼저 교총은 문재인 정부의 학교 폭력에 대한 방향성을 더 명확히 할 것을 촉구하고,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화해와 조정 중심의 정책이었다가 최근에는 엄벌주의로 방향을 선회했다”며 이로 인해 학교 현장의 혼란과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또 피해 학생 보호 체계 강화는 이해되지만 지난 6월 23일 이후 가·피해자 즉시 분리 조치의 갑작스러운 시행에 따른 혼란, 가해 학생 학생부 기재강화에 따라 불복(민원, 행정심판, 소송제기)도 증가할 것이 예상되는 만큼 그에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것이 교총의 주장이다. 끝으로 교총은 “이번에 발표한 전방위적 학생 보호 원스톱 온라인 시스템(가칭 어울림 앱) 구축이 학생 보호와 학교 부담 완화에 실질적인 효과를 나타나야 한다”며 “오히려 또 다른 업무 증가나 부담이 되지 않도록 세밀히 점검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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