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실
전 인천시교육위원회 의장
선거로 시 정부의 시장이 바뀌면 시교육청에 대한 정치권의 거센 요구가 또 다시 교육감을 흔들 것이다. 시장이 새롭게 들어서면, 특히 의욕적인 시장이 선출되면 교육청에 대한 보이지 않는 압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있어 교육현장에 오래 있었던 필자로서는 마음이 무겁다.
요즘 민원인으로 오전 9시 이전에 시청에 가면 마땅히 주차할 장소도 없고, 더욱이 시청에 들어가는 차량 입구도 쉽게 찾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촘촘히 칸막이가 되어있는 공무원 근무 부서는 해마다 자리가 바뀌고, 일거리가 많아진 탓인지 민원인이 민원을 보기가 어렵게 비대해진 것 같다. 그런 연유인지 같은 생각을 가진 시의원들과 함께 교육청 이전을 들먹이며 시청 면적을 넓히기 위한 땅따먹기를 주장한다.
교육은 정치로부터 흔들리지 않고 미래 지역과 국가 발전을 위한 교육 백년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지금 교육현장을 들여다보면 지역 정치인은 정치권력 4년을 위한 각종 조례나 규정을 학교 현장에 들이밀어 선생님과 학생 그리고 학부모와의 갈등을 가져오고 있으며, 특히 교육청의 이전뿐만 아니라 학교 이전에까지 막강한 입김을 불어넣고 있다.
학교 이전에 대한 교육청의 시각은 반별 학생 수가 20명 이하의 원도심 지역 학교와 학교 반별 학생 수가 40명이 넘는 신도시 지역 학교 간 교육 불평등을 막고, 학생들을 위한 교수·학습과 학생 복지 차원이겠지만, 지역 정치인의 시각은 4년을 위한 표수 계산에서 나오는 정치적 셈법이기에 처음부터 출발점이 다르다.
인천시청의 구월동 이전과 동인천 일대 소규모 영세 상권과 중앙시장 상권이 무너졌다. 더욱이 인현동 화재 후 과도한 지역 상권에 대한 관리규제로, 많은 상인들이 자녀를 데리고 보다 좋은 교육 여건을 찾아 타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동인천에 있던 인천여고, 축현초, 인천여중, 대건중·고 등 많은 학교들이 떠났다. 동인천 지하상가와 주변 상가 상인들이 특화된 상권을 형성해 많은 학생과 젊은이가 어깨를 부딪치면서 밀려다녔으나, 1999년 인현동 화재사고 후 지역 정치인들의 강력한 제재로 현재와 같이 동인천 지역의 지하상가와 주변 상권은 죽었다. 그 결과 인근 상권인 신포동 상권에도 영향을 주고, 특히 그 많은 상춘객이 찾던 자유공원과 차이나타운까지 영향을 미친 것을 지역 정치인은 제대로 못 보는 것 같다.
인천은 직할시 중에서 가장 넓은 지역으로 지역별 성장에 많은 차별화가 있어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가진 도시이기에 현재 국가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기관 분산 배치와 같은 새로운 발상의 도시발전을 봤으면 한다. 인천은 인구 300만명의 메트로폴리탄으로 좀 더 거시적으로 볼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이 있어야 하지만, 인천 정치인의 역량은 호남이나 영남지역 정치인보다 그 능력에 있어 많은 무게 차이를 보이며 지역에 한정된 채 표에 매몰된 것이 안타깝다.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 서울 등으로 일감을 찾아 떠날 수밖에 없는 인천시민, 특히 중구 지역민의 현실적인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역에서 정치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저출산으로 해마다 학생이 줄어드는 교육에 기대지 말고 발상의 전환으로 지역에 맞는 특화된 발전 방향을 찾아봤으면 한다. 특히 교육 현장에 정치가 끼어들수록 지역 교육은 계속 후퇴하고, 지역의 미래 인재는 그 지역을 떠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우리 인천의 현실이다.
명문 학교는 그 지역의 자존심이자 긍지로, 학생 교육을 위해 인천지역 안에서 자유롭게 자리를 잡았던 학교가 많이 있다. 예로 인천고·인천기계공고·해양과학고·동인천고·대건고·송도고·체육고·숭덕여고·인천여고 등 많은 학교가 지역발전과 함께 인천발전을 위해 이전 재배치돼 미래 발전 축인 학생 교육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해마다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지역 발전을 바라보는 안일한 생각에서 벗어나 지역을 떠난 학교와 교육부지를 활용해 새로운 문화산업을 가져올 수 있는 창의적 발상이 있어야 학령기 자녀를 둔 30~40대 연령의 학부모가 다시 학생을 데리고 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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