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교육청(교육감 장만채)이 추진한 물칠판 설치 사업이 특정업체에 편중 발주된 것으로 드러나 특혜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사업 대부분이 조달청 3자 단가계약으로 이뤄져 사실상 수의계약으로 진행된데다 해당업체 대표·관계자가 전남 교육계 공무원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난 9일 조달청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 산하 기관과 학교들이 올 3월부터 6월 사이 조달청을 통한 3자 단가계약 체결 건수는 총 38건 4억2237만원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발주금액의 68%에 해당하는 21건 2억8730만원이 올 2월말 조달청에 등록한 G업체에, 또 20%가량인 15건 8637만원은 H업체에 발주됐다. G업체에 발주한 교육기관과 학교 가운데는 화순교육지원청이 1억717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광양교육지원청 3989만원, 창평고 1958만원, 해룡고 1330만원, 영암교육지원청 1454만원을 비롯해 순천제일고와 순천풍덕초가 1000만원대를 넘겼다. H업체에는 광양교육지원청이 3537만원, 무안중학교 924만원에 계약했으며, 그밖에도 48만원에서 500만원대에 달한다.
지난달 곡성교육지원청을 비롯한 2개 교육지원청이 G업체에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전남지역에는 14개 업체가 물칠판을 취급하고 있는데도 두 업체가 90%에 가까운 물량을 독차지한데 대해 특정업체 몰아주기라는 비난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아울러 통상 방학기간에 공사가 이뤄지는 것과는 달리 올해는 3~6월 학기 중 발주돼 특혜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남 교육 관료 출신이 두 업체 대표이사와 지사장을 맡으면서 특정업체 쏠림현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A업체 B대표는 “교육계 출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G업체가 올 초 물칠판 사업에 뛰어든 뒤 독점하고 있다”며 “4~5년 넘게 영업하고 있는 업체들도 5~6곳이나 되는데 특허도 없고, 검증도 안 된 업체에게 3자단가계약으로 사업을 몰아주는 것은 특혜다”고 주장했다.
또 “형식상 일선 학교에서 계약을 체결했지만, 교육청이 예산을 내려주는 사업은 교육청의 의중을 살펴 계약을 하는 것이 관례”라며 윗선의 입김설을 내비쳤다.
B대표는 “이 업체 관계자는 영업 과정에서 ‘지난 선거 때 장만채 교육감을 도와 친분이 있다’고 말하고 다니며, 학교에 찾아가 ‘사업비를 확보해 줄 테니 구매해 달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G업체 대표와 장 교육감이 친분이 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영업에서 밀려 답답한 마음에 하는 이야기 일 것이다.특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또 물칠판을 발주한 지역교육청 관계자는 “일선학교의 수요조사를 통해 해당업체 제품으로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표면이 엠보싱 처리된 물칠판은 물기 위에 바로 글씨 쓰기가 가능해 분필가루가 날리지 않으며, 롤 타입이라 기존 칠판 위에 벽지처럼 쉽게 부착할 수 있도록 고안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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