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가 코로나 19를 빼면 이야기가 안 될 정도로 심각하다. 정부가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위기 대응 상황을 심각 단계로 격상하면서, 학교는 3월의 새로움을 만끽하기도 전에 일주일간 문을 더 걸어잠그게 됐다. 사상 초유의 사태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교육부가 지난달 23일 전국 유‧초‧중‧고의 개학을 3월 9일까지 연기토록 결정했지만 이 또한 교육계에서는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개학 연기 등 교육부의 판단에 환영하지만, 수업일수보다는 수업시수가 조정되는 등의 실질적인 대책이 더욱 절실하다는 것이다.
전교조는 “추후 실효성 있는 수업일수 감축을 위해서는 수업시수 조정이 병행돼야 한다. 또한 장기화에 대비해 학습 결손이 생기지 않도록 온라인 학습 시스템 마련 등 로드맵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개학연기에 이어 사태 심각성에 따라 여름‧겨울방학, 학교장 재량 휴업 일수를 줄이거나 법정 수업일수를 감축하는 등의 학사일정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발표한 ‘휴업 등에 따른 학사일정 조정 사례’에 따르면, ▲수업일수 감축 없는 15일 이내의 1단계 휴업 ▲수업일수 감축을 허용하는 16~34일의 2단계 휴업 ▲휴업 장기화 대책을 운영하는 35일 이상의 3단계 휴업 등으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법정 수업일은 우선 확보한 상태에서 방학 일수를 조정하는 등의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공립학교와 달리 사립학교는 사정이 달라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사립초 교사는 “학교에서는 수업진도 등에 대한 부담 때문에 방학을 줄이면서까지 수업일수 감축을 하지 않으려 한다. 이에 따른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교육공무직의 문제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개학 연기에 따른 긴급 돌봄을 확대키로 하면서, 돌봄전담사 등 교육공무직의 안전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일기 때문이다. 교육공무직본부는 “책임과 안전은 대부분 돌봄전담사와 유치원방과후전담사 등이 도맡는다. 현장에서 느끼는 정부대책은 결코 아이들을 지켜낼 수준이 못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휴업, 휴교시 집단적 돌봄 역시 중단하고, 아이돌봄휴가제를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각계 각층의 의견이 충돌하고 있지만, 학교는 학생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상 휴업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원활한 학사운영이 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감염증 우려 속에서도 학교가 다시 3월의 설렘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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