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강 경상북도교육청 정책기획관 장학사
교육부에서 쓰고 있는 『교원 행정업무 경감』이라는 용어는 17개 시‧도교육청에서는 조금씩 달리 부르고 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학교업무정상화』는 올해를 기준으로 경북을 비롯하여 서울, 인천, 광주, 울산, 강원, 충북, 전남 등 8개 시‧도교육청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그 외 시‧도교육청에서는 조금씩 달리하여 『학교업무최적화(충남, 전북)』, 『학교업무합리화(세종)』, 『교원업무정상화(경기)』, 『학교업무적정화(경남)』등으로 학교업무정상화와 비슷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대구는 『학교행정업무경감』으로 불리운다.
이는 시․도별로 조금씩 의미부여를 달리하면서 『교원 행정업무 경감』에 대한 이해와 적용의 범위를 다르게 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초창기 『교원 행정업무 경감』은 교직원이 신명나게 일하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하여 학교관리자의 마인드 제고, 학교문화혁신을 통한 실질적인 업무경감 실현, 교원과 행정직원의 업무분류 및 효율화 방안 모색 등 학교 교육력 제고를 위한 교원 업무경감 여건 조성과 업무경감에 대한 교직원의 체감도 향상을 목적으로 하였다.
반면에 최근의 경향은 지역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시․도교육청에서는 교원이 수업 및 생활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는 실질적인 교육활동 중심 학교 문화를 조성하고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등 기존의 교원 행정업무 경감을 포함하는 좀 더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다시 말하면, 교육청은 학교지원센터의 업무 지원을 확대하고, 각종 사업을 축소하며, 불필요한 지침 등을 폐지하고 학교가 자율경영을 하도록 학교 구성원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과제를 꾸준히 발굴․추진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꾸준히 교원 행정업무 경감을 위하여 다양한 시책이 이루어졌지만, 일선 현장의 만족도는 크게 향상되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다. 교원 행정업무 경감 주요 정책을 살펴보면, 지역교육청 기능 개편, 학교 대내․외 업무시스템 개선, 교원지원전담팀 운영, 본연의 업무에 열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시책을 내놓았지만, 뚜렷한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과연 현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일까? 깊은 고민을 해 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왜? 그 많은 시책을 내놓고, 추진을 하여도 만족도가 크게 향상되지 않았을까? 물론, 지금까지 17개 시․도교육청에서는 원인 분석과 개선안을 끊임없이 제시하고 있다. 한편, 원인분석을 통한 대안으로 제시한 임시방편은 또 다른 문제점을 야기한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낀다.
예를 들면, 경북에서는 3~4년 전에 공문서 유통량을 줄이고자 『수요일은 공문 없는 날』을 지정하여 운영한 결과, 가시적으로는 수요일 공문 유통량이 줄었으나, 전체적인 공문서 유통량 감소는 미미하였다. 오히려 다양한 편법(화요일 또는 목요일 공문서 폭주, 급한 공문을 메신저로 보내기 등)이 나타나는 부작용이 있어 지난해부터는 이 시책을 폐지하게 되었다. 이는 풍선효과처럼 특정 요일에 편하고자 함은 오히려 다른 날이 더 피곤해지는 등 역효과를 낳게 되었다.
특히, 담임교사의 고유 업무를 존중하여 수업 및 학생 생활지도에 전념하고자 교무업무지원팀을 구성하여 운영한 결과, 전입교사에게 일감 몰아주기, 특정인에게 과중한 업무 배정 등 또 다른 폐해가 나타나기도 하였다. 학교급별 또는 규모별로 다양한 방법으로 적용하는 등 반드시 학교 구성원 간 민주적인 의견 수렴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즉, 일선 현장의 목소리를 수시로 피드백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여 단순히 공문서량을 줄이고, 획일적인 업무 분장을 하는 등 학교조직을 재구조화하는 것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질적인 개개인의 업무량을 줄이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인 것이다.
작게는 3월과 9월 『학기 초 회의 없는 달』 운영, 교육(지원)청 주관 회의 및 행사 축소를 통하여 선생님을 아이들 곁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늘리는 것도 학교업무정상화의 일부라고 생각된다.
교육청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모니터링과 피드백을 한 결과, 현장의 목소리를 100% 반영할 수 없다는 현실에 답답한 맘도 있다. 일선 학교의 목소리를 듣고자 학교컨설팅도 다니고 있지만, 이 또한, 한계가 있어 부족한 점을 느끼고 있다. 지난 수개월간 몇 몇 시․도교육청을 다녀온 결과, 지리적․문화적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비슷한 고민과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노력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최대 다수의 만족을 위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현실적인 방안은 무엇이 있는지 고민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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