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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식 前 서울신정고(신정여상) 교사

10월 말부터 특성화고는 특별전형에 사활을 건다. 서울시교육청은 11월 25일부터 12월 4일까지 특별전형과 일반전형을 통해 2020학년도 서울시 68개 특성화고 신입생을 선발한다. 특별전형에서 모집인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일반전형에서 나머지 인원을 확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부분의 특성화고가 특별전형에서 80% 정도를 선발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특성화고는 총 69개교이다. 이 중에서 2020년 신입생을 뽑지 않는 덕수고를 빼면 68개교인 셈이다. 이 중 남학생만 뽑는 학교 4개교, 여학생만 선발하는 학교 24개교, 남녀공학 41개교다. 공립은 16개교, 사립이 53개교로 사립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계열별로 살펴보면 공업 29개교, 상업‧정보 37개교, 가사‧실업 3개교다.

하이파이브(http://www.hifive.go.kr/) 포털에 의하면, 2019년 9월 현재 특성화고 학생은 고3(13,543명), 고2(12,546명), 고1(11,485명)로 매년 학생 수가 급감하고 있다. 2020년 서울시 특성화고 신입생 모집에서도 약 1,600여명 정도가 부족하다고 한다. 1학급에 25명을 잡아도 60학급이 부족하다. 산술적으로 6학급을 모집하는 10개 학교가 문을 닫아야 하는 심각한 상황인 것이다.

신입생 모집이 어려운 이유는 출산율 감소, 취업률 감소, 인문계 선호, 학벌주의, 임금 차별 등 여러 가지다. 특성화고의 장점은 학비 걱정 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입학금과 3년간의 수업료를 장학금으로 제공 받고, 취업 후 3년이 되면 재직자 전형으로 대학에 갈 수 있고, 우수학생이 해외 기업에서 일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부여받는 점이다. 그러나 이런 장점만으로는 특성화고로 신입생을 유치할 수 있는 동인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정부가 각종 사업을 통해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예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단기적 처방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근본적으로 특성화고를 살리기 위해서는 특성화고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직업교육의 제도적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 상태에서는 일부 잘 나가는 특성화고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들은 신입생 모집이 어려울 것이다.

2019학년도 특성화고 지원율 상위에 속하는 디자인‧문화콘텐츠, 음식 조리, 미용‧관광‧레저, 건설, 정보‧통신 산업군(교과군)과 같이 학부모나 학생들이 지원하고 싶은 학과를 신설하고, 특성화고와 대학, 기업을 다각적으로 연결시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현장실습을 효율적으로 배치한다면 지금의 상황보다는 많이 개선될 것이다. 정부가 지금 진행하고 이는 일학습병행제도 의도는 매우 좋으나 큰 실효를 얻지 못하고 있다.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해야 하는 어려움을 극복하라는 이야기인데 사실 일반적인 설득력을 얻기는 어렵다. 도제교육 또한 특성화고 현장에서 매우 어려운 부분이다. 오죽하면 교사들이 서로 담당하지 않으려고 다툼을 벌였다는 에피소드가 있을 정도다.

특성화고를 졸업 후 원하는 직업을 갖고 필요한 부분을 더 전문적으로 공부하여 스스로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특성화고 학생들 대다수의 바램이다. 다음 지면에는 특성화고의 현 문제점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에 고민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