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 인천 제물포고등학교 교감
공교육 무용론과 사교육 망국론이 우리 사회를 유령처럼 배회한다. 물론 이상적인 현상은 공교육과 사교육이 서로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어 상생교육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 두 가지가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 각자의 입장만 탓하며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경제적으로 학부모의 부담이 날로 커지고 이는 곧 엄청난 사회적 비용과 국가의 낭비로 연결된다.
그동안 인재육성과 교육입국으로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다시 세웠듯이 변변한 자원이 없는 우리에게는 교육의 역할에 거는 기대는 절대적이다. 그런데 이제는 한계에 도달한 느낌이다. 지금과 같은 공‧사교육 상황은 결코 개인이나 국가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제 공교육과 사교육을 혁신적인 마인드로 다시 살펴보고 냉철한 판단으로 미래 교육입국의 정책을 재수립할 때이다.
교육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멀리는 고려 시대에 시작한 과거제도에서 비롯되었다. 그 후 조선조 500년 동안은 모든 사람들에게 과거합격은 인생 최고의 목표였다. 조선 중기 최고의 석학인 율곡은 아홉 번이나 장원급제를 하였다. 현모양처의 대명사로 신사임당을 꼽는 이유도 바로 율곡의 이런 결과를 낳은 어릴 적 교육문제가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제 식민지 시대는 독립 운동으로 실력을 키워 국가의 독립을 쟁취하고자 했던 도산 안창호 같은 선각자들이 많았다. 그래서 신학문을 가르칠 학교가 여기저기 세워졌다. 교육을 통해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것이 보이지 않는 독립 운동이었다. 국가나 개인이나 삶의 핵심은 바로 교육에 놓여있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을 통해 드러난다.
현재도 좋은 학교가 위치하는 지역의 집값은 다른 지역과 차이가 많다. 서울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지방도 예외는 아니다. 그 예로써 수능 시험에 만점을 받은 학생이 사는 아파트가 주위의 다른 아파트보다 훨씬 선호도가 높다는 이야기는 교육의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이다.
<이하 내용은 월간 교육평론 9월호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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