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 유도 등 운동 선수들의 성폭행 폭로가 잇따라 제기되면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불미스런 사건이 미성년자 신분인 학생 시절부터 저질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그 충격이 더 크다.
이에 따라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나름대로 여러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를테면 경기도교육청은 ‘스포츠 미투’ 신고센터 앱을 개발해 학교 운동부 내 벌어지는 각종 비위와 폭행, 성범죄 등을 실시간으로 제보받기로 했다. 또 학교 운동부의 합숙소를 단계적으로 없애겠다고 했다. 충북을 비롯한 다른 시도교육청에서도 비슷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학교체육에 관한 근본적인 성찰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지금까지 학교체육이 엘리트선수 육성에 골몰했다는 반성이다.
각종 전국대회 입상과 나아가서는 아시아경기대회나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겨왔다는 비판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학생선수들이 학업을 소홀이 하면서 오로지 운동연습에만 매달리는 경우가 많았다.
말하자면 스포츠가 학생이나 선수의 건전한 심신발달의 과정이 아니라 그 어떠한 인위적인 목표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던 것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적지상주의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대학 진학을 위해 학원 등지에서 체육사교육을 받는가 하면, 반대로 상당수 학생들은 아예 스포츠와는 담쌓고 지내기도 한다. 모두가 왜곡된 학교체육의 단면들이다.
일그러진 학교체육의 그늘 아래서 코치 등의 폭력적인 언행이 독버섯처럼 자라난 것이다. 그러니 이번에 드러난 사건들도 사실은 그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그러니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태에 온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학교체육도 소수의 엘리트선수 육성에서 탈피하고 본래의 취지대로 학생들의 심신발달을 돕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이 즐겁고 유쾌하게 체육활동을 하도록 학교체육이 정상화돼야 한다. 학교체육의 이 같은 방향전환과 정상화를 위해서는 범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1차적으로 교육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 교육청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교육부가 교육계와 체육계의 의견을 듣고 학교체육의 정상화와 바람직한 방향을 하루 빨리 정립해야 할 것이다. 학교체육이 더 이상 메달 획득을 위한 엘리트체육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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