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복잡한 일이 많았던 2018년도 이제 끝나간다. 중구난방 같은 큰 혼선을 뒤로하고 새해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2017년에는 새 정부 출범에 이어 포항지진이라는 뜻하지 않은 사태로 말미암아 큰 변화와 어려움을 겪었다. 말하자면 교육계가 주로 교육외적인 요인에 의해 요동쳤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2018년에는 주로 교육계 내부의 혼선이 큰 몫을 했다. 특히 교육부의 성급한 결정과 책임회피적인 태도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를테면 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 어린이에 대한 방과후 영어교육 문제는 처음에는 불허한다는 것이 교육부 방침이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영어교육 수요가 적지 않은 데도 강행하기로 한 이런 방침에 대해 역풍이 불었다.
결국 교육부는 물러서지 않을 수 없었다. 교육의 원리에 입각해 보자면 교육부 정책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그런 원리가 수용되기 어려운 것도 분명한 현실이다. 따라서 이론과 현실을 접목시켜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피했다.
교육부의 ‘결정장애’ 증상은 2022대입제도 개편안을 마련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에 대해 각계의 다양한 의견이 속출하는 가운데 국가교육회의에 공론화를 의뢰하고, 국가교육회의는 다시 특위에 재하청을 맡기는 식이었다.
이를 위해 공론화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여론수렴 작업이 벌어졌다. 그 결과 지난 여름은 대입제도 개편에 관한 토론이 풍년을 이루기도 했다. 공론화위원회의 과정 자체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과 다름없었다.
이렇게 구절양장 같은 과정을 거친 끝에 제시된 개편안이 특별히 새로울 것도 창의적이라 할 것도 없었다. 공연히 국민의 세금만 낭비하고 공리공론과 끝없는 논쟁만 유발할 뿐이었다.
개편안에 대해 진보나 보수 모두 비난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니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교체는 필연적인 귀결이었다.
어려운 청문회 과정을 거쳐 취임한 유은혜 새 부총리에게는 불필요한 혼선과 어지러운 논란을 잠재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현장의 의견을 최대한 경청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의 전문적 식견을 소중히 하면서도 교사 및 학부모의 의견을 우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교육당국이 혼선과 혼란을 거듭할 여유가 더 이상 없다. 아무쪼록 새해에는 교육당국의 보다 진지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새로운 교육희망을 만들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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