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경 기자]  방과 후 학교 강사료의 분명한 기준이 없어 강사료가 지나치게 높은 경우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종환 국회의원은 교육부로부터 ‘방과 후 학교 강사료 내역’자료에 따르면, 전국 평균 강사료는 다음과 같이 파악됐다. 전국적으로 강사료 평균은 시수당 25,679원이다. 초등학교는 18,604원, 중학교는 28,835원, 고등학교는 29,597원으로 조사됐다.

△ 지역 간 최대 2.5배 편차…가이드라인 없어 강사료 인상 담합 우려

지역별로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로 35,299원이고, 가장 낮은 지역은 충남으로 20,184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를 놓고 볼 때 최고 지역 대비 1.5배 이상 차이 나는 것이다. 고등학교에서는 차이가 더 벌어진다. 충남의 경우 고등학교가 21,955원인데 비해 서울은 고등학교가 42,365원으로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는 기본적으로 시간 강사의 정규 수업에 대한 강사비(서울의 경우 17,000원)에 비해 2.5배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편차가 심하게 벌어지는 것은 지역 별로 방과 후 학교 강사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이다.

현행 교육부의 지침을 보면 ‘사교육보다 높지 않은 수준에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라’는 지침만 내릴 뿐 아무런 제재안을 내릴 뿐이다. 그러나 학교운영위원회는 강사료에 대해서 제대로 된 감독을 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이다. 학부모의 입장에서 민감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는 쉽지 않다고 얘기한다.

단위학교에서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교육당국이 설정한 강사료 책정에 대한 적절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보니 학교 일선에서 주먹구구로 책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주위 학교와 큰 차이를 두지 않고 인근 학교의 책정가액을 보고 비슷하게 책정하는 등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있다.

그렇다보니 주위 학교가 강사료를 인상하면 다른 학교도 덩달아 강사료를 인상하는 등 강사료 인상 담합이 쉽게 이뤄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 방과 후 강사료, 지역 소득에 좌우

방과 후 강사료 책정은 학부모의 소득 수준 즉, 지역 소득 수준에 많이 좌우가 된다. 학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강사료 수준이 정해지는 셈이다.

방과 후 강사료 책정 문제를 놓고 2014년 감사원이 실시한 감사내용을 보면 “2013학년도 방과후학교에 대한 강사료 지급 내역을 검토한 결과 현직교사 간 형평에 어긋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내용이 있다.

이에“시도교육청으로 하여금 현직교사의 방과후학교 강사료에 대한 지급기준을 마련하라”고 명시했으며, “현직교사 간 형평에 어긋나지 않게 방과 후 학교 강사료를 지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방과 후 강사료 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 학부모의 입장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학교별로 똑같은 수업을 받으면서 지역수준이나 학교 명성에 좌우해 더 높은 수강료를 내야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저소득층 학생의 경우 교육복지지원사업에 의거하여 방과 후 학교 수강료 지원을 받는데 수강료 지원액수는 지역 거의 비슷하다. 그렇다면 저소득층 학생의 경우 수강료가 높은 과목은 수강을 하기가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 교사 처우 초․중․고 별 차이 둬…교사 본연 업무 ‘소흘’ 우려

교사 입장에서도 불공평하다. 초등학교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고등학교 교사보다 낮은 대우를 받거나, 지역 수준이 낮은 곳에서 근무한다는 이유로 지역 수준이 높은 곳에 근무하는 교사보다 낮은 대우를 받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방과후학교의 강사료가 높아지면서 생기는 또 다른 부작용도 있다. 교사들이 정규수업은 줄이고 방과 후 학교 수업을 맡는 경우가 발생한다. 심지어 정규수업은 결손이 생겨도 방과 후 수업은 반드시 보강을 한다. 방과 후 수업이 주가 되고 정규수업이 부가 되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정규수업의 부실화 가능성도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학생 상담이나 부진아 지도를 하는 것에 비해 방과 후 수업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에 교사 본연 업무를 소홀히 할 가능성도 있다.

방과후학교의 경우 사교육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도입하였고, 사교육비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다. 그렇다면 공교육비 개념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이 시장 원리에 따라 수강료가 책정되도록 방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로 인해 수강료는 지역별 경제 여건에 따라 차이가 나고, 합리적 기준이 없이 책정됨으로써 학부모의 가계 부담을 증대시키고 있다. 그런데도 사교육비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도 문제다.

도종환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방과 후 학교 수강료에 대한 적절한 ‘가이드라인 설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방과 후 강사료는 원칙적으로 지역 수준 및 초․중․고에 따른 차이가 아닌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에 따라 비슷하게 책정되어야 한다. 물론 수강 인원에 따른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기에 원가 산정 방법을 합리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학교 별로 방과 후 학교 강사료가 합리적으로 책정되기 위해서는 우선 방과후 강사료 현황을 학교정보공시 항목에 포함시켜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투명하고 공정한 방과 후 강사료를 위해서 교육청은 이와 관련한 정보를 관리하고, 지도 감독을 하여야 한다. 아울러 매년 전체적으로 방과 후 학교 강사료 및 수강료에 대한 통계를 발표하여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