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우(신한대학교 보건대학 학장, 주간교육신문사 미래교육논객)

인공지능(AI) 시대의 대전환 속에서, 교사 리더십의 재정의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교육과 융합된 에듀테크(EduTech) 패러다임은 AI를 통해 맞춤형 학습 경험을 제공하며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AI는 행정 업무를 자동화하고 학습 성과를 높이는 핵심 자산이지만, 현장과 기술 간의 단절, 학습 격차 심화, 그리고 인간 교사 대체론과 같은 윤리적 도전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 교육의 목표는 단순히 기술 습득을 넘어, AI를 활용하여 교사와 학생이 고차원적 인지 능력과 윤리적 판단력이라는 인간 고유의 핵심 역량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AI가 데이터 처리나 일부 기술 교육을 보조함에 따라, 교사의 리더십은 논리, 추론, 창의력과 더불어 가치, 윤리, 공동체 의식 교육 등 AI가 대체할 수 없는 전인적 역량에 집중해야 합니다.

성공적인 AI 시대 교육을 위해서는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기술적 전문성(High-Tech)과 학생과의 심층적 관계를 구축하는 인간 중심 역량(High-Touch)이 통합된 리더십이 필수적입니다. 대한민국 교육부의 T.O.U.C.H. 교사단 정책 역시 이 통합 리더십 구축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AI 시대의 교사는 더는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닌, 학습 설계자(Instructional Designer)이자 촉진자(Facilitator)로 역할을 전환해야 합니다. 첫째, 교사는 AI 등 첨단 기술의 도움을 받아 모두에게 맞춤 학습 환경을 디자인하는 학습 설계자로서, 교육 콘텐츠를 큐레이션하고 학습 결과를 측정할 수 있는 강력한 맞춤형 평가 설계 역량을 갖추어야 합니다. 리더십의 무게 중심이 교육 내용 실행 능력에서 교육 시스템의 분석 및 설계 능력으로 이동했음을 의미합니다. 둘째, 교사는 학생들의 자기 주도적 학습을 돕고, 가치관과 인성적 성장을 지원하는 멘토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배움이 없는 자유는 언제나 위험하며, 자유가 없는 배움은 언제나 헛된 일입니다." 존 F. 케네디의 말처럼, 교사는 기술의 자유로운 활용 속에서 학생들이 윤리적 책임을 배우고, 배움의 과정에서 주도성을 잃지 않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AI 시대 교사 리더십은 다음 세 가지 핵심 축으로 구성됩니다. 첫째, 기술 및 데이터 기반 리더십입니다. 교사는 AI 소양과 디지털 문해력을 바탕으로 AI 코스웨어를 윤리적으로 활용하고, 교육 데이터를 분석하여 학생들의 학습 진단을 정확히 내리고 학습 격차 해소를 위한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인간 중심 및 윤리적 리더십입니다. 정서 전문성(Emotional Intelligence)은 학생 및 동료와의 신뢰 관계 구축에 필수적이며, 교사는 인문학적 성찰을 기반으로 전인 교육을 하며 학생들에게 윤리의식 및 가치 지향성을 심어주는 윤리적 가이드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셋째, 조직 혁신 및 공동체 리더십입니다. 교사는 새로운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는 교육과정 실행력을 바탕으로 학교 혁신을 주도해야 하며, 전문적 학습 공동체(PLC) 활동을 통한 공동 연구 및 공동 실천으로 현장 기반의 혁신을 확산시켜야 합니다.

이러한 통합적 리더십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교원 전문성 개발(CPD) 시스템의 혁신이 필수적입니다. 기존의 단기 연수 중심에서 벗어나, 예비교원 단계부터 디지털 교육과정 실행력, 데이터 기반 학습 설계 능력, 그리고 정서 전문성을 통합적으로 교육하는 생애주기 맞춤형 CPD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따라서 교원학습공동체(PLC) 활동을 통한 자발적인 연구와 공동 실천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교사들이 자율성을 갖고 새로운 수업 모델을 실험할 수 있도록 권한 위임을 장려해야 합니다. 또한, 공공과 민간의 협력을 심화하여 에듀테크 기술 발전과 현장의 수요를 반영할 상시적 환류 채널을 구축해야 합니다.

AI 시대 교사 리더십은 '데이터 기반의 학습 환경을 정서적 지능을 활용하여 인간의 가치와 윤리를 심화시키고, 나아가 조직 전체의 변화를 촉진하는 역량'으로 최종 정의될 수 있습니다. 교사는 이제 혁신가, 학습 설계자, 코치, 그리고 윤리적 가이드로서 AI 시대의 복잡한 가치 문제를 이끌어가는 다층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AI가 확보해 준 시간적 여유를 활용하여 학생과의 심층적인 관계를 통해 가치 지향성을 지도하는 본질적인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