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희 (영어 교육 전문가 / 본지 편집위원)

그것은 원서를 꾸준히 읽는 것이다. 문제집의 조각난 지문이 아니라, 테스트나 답 찾기 연습이 아니라, 진정 몰입하여 독서를 하는 루틴을 키우는 것이다. 아이가 파닉스를 배우면서부터 영어로 책을 읽기 시작하고 그 책들을 업그레이드해 간다면 아이는 어떤 경기에도 잘 적응하여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영어의 체력을 가지게 된다. 원서로 기초 체력을 다지며 각 리그마다 그 경기에 맞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기술들을 익히면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은 어렵지 않다. 원서는 못 읽으면서 문제집만 풀면 달리기도 못 하면서 경기의 기술만 배우는 것과 같다. 그런 사람은 시험 성적이 좋아도 결국 영어를 못하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영어로 말을 해도 책을 안 읽으면 그 말도 무식하고 글을 쓰기 어렵다. 원서를 꾸준히 읽으면 단어도 따로 외울 필요가 없다. 책 속의 이야기에서 익히는 단어는 가장 자연스럽게 체득화된다. 책 속의 모든 문장은 데이터로 쌓이고 그것은 패턴으로서 문법의 이해를 쉽게 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시공을 초월하는 상황은 실제의 어떤 상황보다 다양한 대화를 경험하게 하고 그 생각과 상황의 전개마저 영어로 납득하게 된다. 또 그 내용을 낭독함으로써 아이는 스스로 영어를 말할 기회를 매일 가질 수 있고, 만약 청해로 들을 수 있다면 아이의 발음과 듣기는 최고의 수준이 될 수 있다. 독서의 수준을 점차 높여가면서 난해한 테스트에도 끄떡없는 강력한 문해력을 가지게 된다. 그뿐이 아니다. 아이에게 원서 리딩은 영어를 넘어 독서가 주는 모든 이점을 선사한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 사고와 상상력과 감성의 확장. 그리고 원서를 읽는 자화상을 가지며 긍지와 향상심을 키우게 된다.

성적을 내려면 리그마다 그 플레이에 필요한 기술들은 연습해야 한다. 하지만 그 기술만으로는 다음 리그를 대처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진정으로 영어를 자신의 언어로 느끼기 어렵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