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교육부는 수도권 유·초·중·고교를 원격수업으로 전면 전환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내렸다. 고3은 대입 준비 때문에 매일 등교로 원격수업에서 제외되었다. 이러한 방침에 고3 학생과 학부모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학교에 가야하는 학년은 오히려 고2 학생들 아닌가요?” 고3 학생의 말이다.

당장의 고3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코로나19의 장기화가 내년 말까지 이어질지도 모른다는데 조금 더 멀리 내다봐 고2 학생들의 정시 준비를 도와야 한다는 의견이다. 어쩐지 교육 당국이 고3 학생들에게 대응 방안의 방향을 물어봐야 하는 건 아닌가 싶다.

이미 내신 산출과 생기부도 거의 다 완성되어 학교에서 자습만 하고 있는데 학교에 왜 나가야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교육부는 대입 준비를 이유로 들어 고3은 제외시켰지만, 오히려 수능 전까지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적지 않게 보인다.

심지어 정부는 지난 21일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해지자 10인 이상 집회 및 모임을 전면 금지하고 나섰다. 고3 교실은 여기서도 제외된 것 같다.

25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2021학년도 수능 대비 코로나19 ‘플랜 B’ 관련 질의응답에서 “12월 3일 수능을 예정대로 추진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까지 간다면 계획을 변경해야 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런 수능 연기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것은 현장의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며 ‘플랜B’와 관련한 모든 사전 의혹을 차단시켰다.

덧붙여 “플랜 B를 만들고는 있지만 수능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고 코로나19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 방안 공개가 수험생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며 플랜 B가 존재 혹은 마련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더불어 플랜 B가 있기는 있지만 당분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을 굳힌 것이다.

고3 학생들과 학부모의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었다. ‘아직 시간이 있다’는 유 장관의 발언은 무언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코로나19는 예측불허의 상황 속에서 정부의 손에서 놓여난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는데, 교육 당국만 여유로운 모습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교육 당국의 고3 원격수업 제외와 수능 ‘플랜 B’ 함구를 통해 보여지는 모습은 어찌되었던 정부는 일하고 있다며 고3 학생들을 앞세워 생색내는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러한 모습이 어른들의 눈에만 보이는 것 같지도 않다. 고3들은 “코로나19 실험체가 된 것 같다”며 연신 억울함과 속상함을 표하지만 들어주는 이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