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 예울초등학교(교장 김형진, 사진)는 개교한 지 5년이 채 되지 않은 학교이지만, 그 행보는 남다르다. 예울초는 다양한 클래식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예술을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그 속에서 성장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20일에 독일 현악 4중주단 독일자유청소년오케스트라음악학교(Freie Jugendorchester Musikschule) 교수진) 초청 공연을 열어 학생들의 예술 감수성과 문화 다양성을 기르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흔쾌히 인터뷰에 응한 심재욱 교감과 박영희 예술감성부장의 서면 답변에서 학교에 대한 애정과 예울초의 흥미로운 도전과 성장을 엿볼 수 있었다.

▲ 안녕하세요, 본교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본교는 고락산의 따뜻한 햇살과 소호의 쪽빛 바다가 품어주는 아름다운 자연 속 ‘예울 뜨락’에서 23년 3월 1일 개교하였습니다.

‘배우는 기쁨으로 꿈을 기르는 학생’, ‘공감·소통·협력으로 전문성을 지닌 교직원’, ‘존중과 참여로 함께하는 학부모’의 세 가지 교육철학 아래, 모두가 함께 성장하며 배움의 즐거움이 살아 있는 학교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교장 선생님께서는 “작은 씨앗이 큰 나무로 자라나는 행복한 학교”를 강조하시며, 학생 한 명 한 명의 가능성을 존중하고 그 성장을 정성껏 지원하는 교육을 실천하고 계십니다.

24학년도에는 ‘예울TREE오케스트라’를 창단하여 학생들의 예술 감수성과 협력적 역량을 키워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따뜻한 배움터로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

▲ 독일자유청소년오케스트라음악학교 초청은 어떤 배경에서 이루어졌나요?”

본교가 독일자유청소년오케스트라음악학교(Freie Jugendorchester Musikschule) 교수진을 초청해 공연과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 것은 여수 유진청소년오케스트라와 독일 오케스트라 간의 지속적인 한·독 교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본교 예술감성부장의 두 딸이 유진청소년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며 독일 음악대학에 진학한 인연으로, 음악학교 교장 마르티나 펠트만과 베를린국립음대 교수 라이너 펠트만 부부와 깊은 교류가 이어졌습니다. 이 인연을 계기로 매년 여수 예울마루에서 열리는 한·독 국제교류 공연 시, 본교 학생들이 한국의 학교 문화를 소개하고 함께 예술로 교감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특히 24년 창단된 예울TREE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도 이는 국제무대의 시야를 넓히고 예술적 감수성을 키우는 뜻깊은 교육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 공연을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교육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인상 깊었던 순간은 독일자유청소년오케스트라음악학교의 마르티나 펠트만(Martina Feldmann) 교장과의 교류 중에 있었습니다. 한 학생이 겨드랑이에 나무 리코더를 끼고 다니시던 이유를 묻자, 펠트만 교장은 “리코더는 체온과 같을 때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낸단다”라고 답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학생들의 눈이 반짝이며, 음악이 단순한 연주가 아닌 섬세한 감성과 이해의 예술임을 깨닫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또 알프스호른 연주자가 거대한 악기를 연주할 때 놀라움과 호기심으로 바라보던 아이들의 표정도 잊을 수 없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문화 예술을 직접 경험하며 음악의 깊이를 알아가는 과정은 큰 교육적 의미를 지녔습니다.

특히 오프닝 무대를 맡은 예울TREE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자신감과 성취감을 만끽하는 순간은 교사로서 가장 보람된 장면이었습니다.

▲ 외국 음악가들과의 워크숍과 합주 경험이 학생들에게 어떤 변화를 주었다고 느끼셨나요?

외국 음악가들과의 워크숍과 합주 경험은 학생들에게 뚜렷한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에 한 단원이 “연습은 하루에 얼마나 하시나요?”라고 묻자, 독일 단원들이 “하루 8시간 정도 연습한다”고 답했습니다. 이후 본교 단원들은 더욱 진지하고 자신감 있게 연습에 임했습니다. 음악에 대한 태도와 몰입이 달라진 모습을 보며, 진정한 배움은 경험에서 비롯됨을 느꼈습니다. 또 독일어로는 어렵지만 영어로 대화하려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함께 연주하며 이름을 묻고 인사하는 과정에서 “다음에는 더 잘 이야기하고 싶다”며 영어 공부에 열의를 보였습니다. 음악이라는 공통 언어를 통해 문화와 언어의 벽을 넘어선 이 경험은 학생들에게 큰 자신감을 주었고,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 올해 진행된 다른 글로벌 예술 프로그램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올해도 본교는 다양한 글로벌 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지난 5월 8일에는 지역 예술기관과 연계해 ‘마음터치 음악으로 로그인’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해설이 있는 클래식으로, 교과서 속 음악을 실제 연주와 함께 감상하며 음악의 깊이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어 10월 22일에는 체코 세베라첵(Severáček) 소년합창단이 본교를 방문해 공연을 펼쳤습니다. 한국·체코 수교 35주년 기념 투어의 일환으로, 학생들은 음악이 언어와 문화를 넘어서는 소통의 매개임을 체험했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과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학생들의 예술적 역량과 국제 감각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올해 12월 4일과 11일에는 베를린음대 출신 전문 지휘자를 초청해 연수를 진행하고, 내년 1월 3일에는 제2회 예울림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를 엽니다. 이어 내년 1학기에는 지역 전문 연주자 공연을 관람하고, 2학기에는 안드레스 레만(바이마르 음대 교수) 초청 연주를 감상할 예정입니다. 본교는 수준 높은 문화예술 경험이 아이들의 감수성과 성장을 돕는다고 믿으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예술 속에서 슬기롭고 행복한 삶을 준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진(위).지난 10월 20일 독일 현악 4중주단 초청 공연에서 예울초 학생들이 공연의 마지막 무대에 참여해 합주를 선보였다.

▼사진(가운데).이번 공연으로 학생들은 세계 음악을 직접 체험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사진(아래).이번 공연으로 학생들은 세계 음악을 직접 체험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