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죽산중고등학교(교장 유광종 사진)는 ‘미래형 중고 통합운영학교’를 지향하는 1954년 설립된 전통있는 공립학교다. 학생들이 지식과 역량을 균형 있게 길러 장차 세계 속에서 책임 있는 시민이자 창의적 연구자로 성장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얼마전 IB 인증을 받아 글로벌 학교의 토대를 마련했다.

 ▲ IB 인증을 받기 위해 언제부터 준비했나?
 죽산중고의 IB 인증 준비는 단순히 몇 달의 절차로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이미 2022년 3월 ‘미래형 중고 통합운영학교’로 재인가되면서 IB 도입을 위한 기초설계가 시작되었고, 하반기에 안성교육지원청과 함께 워킹그룹을 구성하여 교원 연수와 제도적 기반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23년에는 국제바칼로레아 본부(IBO)에 MYP(중)와 DP(고) 모두 ‘관심학교’로 등록하였고, 24년에는 DP와 MYP 각각에 대해 컨설턴트의 평가를 받고 수업의 질과 평가체제가 국제기준에 맞는지 검증을 받았으며, 올해 1월 국제 평가단의 현장 실사를 거쳐 드디어 DP 월드스쿨 인증에 이어 4월 중학교 MYP까지 인증을 획득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죽산중고의 IB 준비는 3년에 걸친 치밀한 과정이었고 선생님들의 헌신과 학부모‧지역사회의 공감,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어우러진 결과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도전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대학 입시라는 현실적 과제가 눈앞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IB 도입을 준비한다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두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째는 교수·학습 문화의 전환입니다. 우리 교육현장은 오랫동안 정답 중심, 속도 중심의 수업방식에 익숙해 있었습니다. 그러나 IB는 탐구와 토론, 글쓰기, 발표가 핵심이기 때문에 교사들에게도 큰 도전이었습니다.
 교사 한 명 한 명이 스스로 새로운 수업 철학을 받아들이고, 수업과 평가 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꾸어야 했습니다. 이를 위해 수차례의 국제 워크숍, 교내 연구회 활동, 모의 수업을 거치며 수업 문화를 새롭게 정착시키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둘째는 학부모와 학생의 이해와 신뢰를 얻는 과정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낯선 국제 프로그램이다 보니, 처음에는 “입시에 도움이 될까?”, “공교육 안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많았습니다.
 설명회와 간담회를 거듭 열어 IB 교육의 철학과 구체적인 사례를 공유했고, 학생들이 직접 참여한 수업 결과물을 공개하면서 신뢰를 쌓아갔습니다. 실제로 TOK 전시, EE 예비 프로젝트, CAS 활동 등 학생 성취 사례가 나타나자 학부모와 지역사회도 점차 변화를 체감하며 지지를 보내주셨습니다.

 ▲ IB 인증학교 의미와 지향점
 IB 인증학교의 가장 큰 의미는 학생을 수업의 중심에 세운다는 데 있습니다. 기존의 지식 전달 중심 교육이 ‘무엇을 아느냐’에 초점을 두었다면, IB 교육은 ‘어떻게 사고하고 탐구하며 성장하는가’에 초점을 둡니다. 학생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주제를 정해 자료를 탐색하며, 다양한 관점을 토론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배움이 일어나는 것이죠.
 또한 IB 인증학교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세계와 연결된 시각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둡니다. 학생들이 지역사회 문제에 공감하며 동시에 국제적 담론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돕습니다.
 결국 IB 인증학교의 지향점은 학생들이 학문적으로 성실하고, 사회적으로 공감하며, 세계적으로 열린 태도를 지닌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죽산중고는 그 목표를 위해 공교육 안에서 IB 교육의 가능성과 성과를 입증해 나가고 있습니다.

 ▲ 죽산중고교의 교육철학과 커리큘럼 소개
 죽산중고가 추구하는 교육철학은 “자율과 존중으로 함께 도전하고 성취하는 글로벌 인재”의 육성입니다. 학교 교육과정 전반에 녹아 있는 운영 원리이자 방향성입니다. 학생 한 명 한 명이 스스로 삶의 주인공으로서 자기 목소리를 내고, 타인의 생각을 경청하며, 공동체 속에서 책임 있게 행동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철학은 곧 커리큘럼 설계로 이어집니다. 1학년 단계에서는 국가 교육과정의 공통과목을 충실히 이수하면서 동시에 IB DP 핵심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초를 마련합니다. 2~3학년이 되면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따라 SL(Standard Level)과 HL(Higher Level) 과목을 선택해 심화 학습을 이어갑니다. 과목별 수업은 토론, 프로젝트, 글쓰기 중심으로 운영되어 학생 스스로 학문을 탐구하고 자신의 의견을 정리하는 경험을 쌓습니다.
 죽산중고 커리큘럼의 또 다른 특징은 균형성과 연계성입니다. 모든 교과와 활동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긴밀히 이어져 학생의 성장 과정을 하나의 큰 그림으로 완성해 나가는 구조입니다.
 나아가 죽산중고는 IB 철학을 바탕으로 공교육의 미래 모델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단순히 외국 교육과정을 도입하는 수준이 아니라, 한국의 국가 교육과정과 IB 프로그램을 조화롭게 융합하여 국내 학생들에게 맞는 새로운 공교육 커리큘럼을 구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 강의식 수업에 익숙한 교사들을 위한 지원이나 대책
 IB 프로그램이 요구하는 수업방식은 전통적 강의식 수업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따라서 교사들이 새로운 교수법을 익히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이 학교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전문성 개발을 위한 연수와 워크숍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이 IB 철학과 수업 방식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IBO 공식 워크숍 참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교내에서는 교사 학습공동체를 구성해 정기적으로 수업 모임을 진행합니다. 이를 통해 서로의 수업을 관찰·피드백하며 자연스럽게 새로운 수업 방법을 체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둘째, 교과별 맞춤형 자료와 공동 설계 지원입니다. IB 수업은 평가와 연계되어야 하기 때문에, 개별 교사가 혼자 준비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본교에서는 교과 협력 체제를 마련하여 교사들이 함께 수업지도안과 평가 자료를 설계하도록 했습니다.
 셋째, 업무 경감과 심리적 지원입니다. 새로운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은 교사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기 때문에, 행정적인 업무를 줄이고 수업과 평가 준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학교 차원의 지원을 강화했습니다. 또한 교사들이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협의 구조를 마련해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 IB 인증학교로서 전국의 선생님, 학부모들에게 한마디
 죽산중고가 걸어온 IB 도입의 길은 결코 쉽지 않았으나, 공교육 안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교육과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저희가 직접 확인했습니다. 교사들은 수업 혁신을 통해 새로운 보람을 느끼고, 학생들은 자기주도성과 비판적 사고력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있습니다.
 IB 교육은 단순히 특정 학교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우리 교육 전체가 미래를 준비하는 하나의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전은 힘들지만 그만큼 값진 변화가 따른다”는 것과 “IB는 아이들이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교육”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죽산중고는 앞으로도 IB 인증학교의 경험과 성과를 아낌없이 공유하며, 다른 학교와 손잡고 함께 공교육의 가능성을 넓히고 우리 아이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가겠습니다.

▲ 고1 Pre-DP E.E. 연계 ‘세상을 말하다‘ 발표회

▲ 고1 Pre-DP IB 패키지 강좌 ‘수학적 사고와 논리’ 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