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출범 후 첫 교육개혁 아젠다로 ‘교원의 사기 진작’과 ‘교원 법정정원 확보’ ‘초등 교육·보육 분리’를 핵심 축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나왔다.

지난 1일 한국교육행정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류명혜 서울대 교육연구소 연구원은<이재명 정부 교육개혁 아젠다 탐색> 발표를 통해  “이재명 정부가 무분별한 민원으로 교원을 보호하고, 법정정원을 확보하며, 보육과 교육의 영역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교육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류 연구원은 먼저 교원 사기 진작의 핵심 과제로 ‘교원 민원대상 방지 특별법’ 제정을 꼽았다.

그는 “2023년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은 전국 교사들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다”며 “학부모 민원이 교사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현실을 입법으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교사는 교실에서 수업하면서도 민원을 의식하고, 퇴근 후에도 카카오톡이나 SNS 메시지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교육의 질이 유지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원의 교육 활동이 학부모 민원이라는 미명하에 시빗거리가 되지 않도록 입법화해야 하며 이것이 이재명 대통령 정부의 시급한 교육개혁 과제”라고 강조했다.

  무단히 교원을 괴롭히고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민원 만능의 현실이 근절되도록 교원의 교육활동을 민원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특별법을 속히 제정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류 연구원은 특히 “이재명 정부는 국회 다수 의석을 기반으로 신속한 입법에 나서야 한다”며 “특별법 제정이야말로 선생님의 자긍심이 살아나고 우수한 학생들이 교사 되려고 교육대학, 사범대학에 진학하게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아젠다로 초·중·고 교원 법정정원 확보를 꼽았다.

류 연구원은 “학생 수가 줄었다고 교원을 줄이는 것은 교육의 질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고교학점제 시행을 명분으로 교사 감축을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고교학점제는 시설, 교실, 교사 수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혼란만 키운다”며 “준비 없는 시행보다는 폐지가 낫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 고교학점제를 폐지한다면 오히려 ‘학교를 학교답게’ 만드는 교육개혁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굳이 시행하려면 고교학점제를 시행하기에 적합한 시설과 교실을 갖춘 학교를 건축하고 선택 대상 모든 교과의 교사를 적정하고 충분히 확보한 이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초등학교에서의 보육 업무 분리도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돌봄 공백 해소’를 명분으로 보육 업무를 학교에 떠넘긴 결과 교사들의 업무 과중과 안전사고 위험이 커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전 초등학교 돌봄교실에서 발생한 아동 피살 사건은 돌봄 기능을 충분한 인력·시설 없이 학교에 끼워 넣은 결과”라며 “이제는 교육과 보육의 경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