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방학에 이어 겨울방학에도 학교 내 석면철거가 진행된다. 여름방학때보다 300개교 많은 926개교에서 철거가 진행되며, 경기도가 160개교로 가장 많았다.

시민단체는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석면 철거 학교 모니터링단에 환경 및 시민단체 참여를 배제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전국학교석면학부모네트워크(학부모넷)는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겨울방학에 학교 석면 철거 공사를 진행하는 학교 명단과 함께 석면 철거 공사 문제점을 지적했다.

학부모넷이 임재훈 의원실로부터 제공받아 공개한 ‘겨울방학 석면해체 학교 명단’에 따르면, 전국 926개 학교에서 공사가 진행된다.

지난 여름방학보다 300개 정도 증가한 추세다. 이는 학사일정에 맞춘 빠듯한 공사기간과 무더위로 작업 위험성이 컸던 여름방학에 비해, 기간이 긴 겨울방학에 공사가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공사 학교 수가 160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북 108개교, 충남 95개교, 경남 91개교, 대구 82개교 순으로 많았다.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초등학교가 가장 많았으나, 대전, 부산, 울산 등에서는 고등학교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학부모넷은 이번 석면 공사의 문제점으로 지역마다 다르게 책정된 석면공사예산과 시민참여를 배제한 모니터링단 운영을 꼽았다.

학부모넷은 “교육부가 2027년까지 추진하겠다는 학교석면해체·제거공사는 계획에서 진행, 평가단계에서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으나 문제점에 대한 해결의지는 보이지 않았다”며 “예산만 증액하거나 학교모니터단으로서 업체를 감시해야하는 환경 및 시민단체를 배제하는 어처구니없는 교육행정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각 지역교육청이 제출한 전국 지역 예산액(천원)을 석면제거 면적(㎡)로 나누어보면 ㎡당 강원은 14만622원, 경남은 13만5152원, 부산은 19만4976원, 충남은 8만5657원 등 지역마다 천차만별이었다.

학부모넷은 “석면공사도 건축, 방수와 같이 시설기준단가를 정해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넷은 지난달 26~28일 전국 환경운동연합을 통해 각 지역별 학교모니터단 운영과 환경 및 시민단체 참여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모든 지역에서 모니터단을 운영하지만, 서울(전 지역), 경기(파주, 이천), 강원(횡성), 경남(안동), 경북(김해양산), 충북(제천)지역에서 환경 및 시민단체를 배제하고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넷은 “특히 서울시교육청은 ‘민간단체는 각 교육청(지원청)에서 섭외’하게 되어 있지만, 본청은 지원청에, 지원청은 학교에 책임을 돌리며 전지역 환경 및 시민단체를 배제하고 진행될 예정”이라며 “교육부 가이드라인이 학교현장은 물론 교육청 안에서조차 실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학부모넷은 학교관계자, 학부모, 환경 및 시민단체, 전문가로 구성된 학교모니터단이 석면철거현장에 들어갈 수 있는 적극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실질적 감시가 가능하도록 상시 석면교육을 실시하고, 교육을 이수한 학교모니터단이 현장 감시를 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는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