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제도 정책숙려제로 몸살을 앓았던 교육부가 학교폭력제도 개선도 정책숙려제로 진행하기로 8일 결정했다.

이에 교육단체들은 ‘학교 자체 종결제’에 대해 찬성했지만, 이를 정책숙려제로 정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진보단체가 반대 입장을 보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8일 “경미한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 ‘학교 자체 종결제’ 도입 방안을 발표한 데 대해 환영한다”며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학생부에 기재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충분한 검토를 거쳐 고려해야 한다”고 긍정적 입장을 전했다.

교총은 이전부터 주장해온 ‘학교 자체 종결제’ 도입에 대해 “화해를 통한 관계회복과 학생들에 대한 교육적 선도로 학교폭력을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총은 “경미한 학교폭력을 처리함에 있어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폭법)상 무조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개최했다”며 “학폭위 운영에 따른 과도한 업무처리와 신체적·정신적 부담 등으로 교원은 교육 본연의 일에 전념할 수 없는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총은 경미한 학교폭력 관련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학생부에 기재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경미한 학교폭력의 판단기준을 보다 정교히 하고, 생활지도와 훈육에 대한 교사의 권한을 강화하는 등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9일 논평을 통해 “정책숙려제가 주요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으로서 부적합하다”며 “학교장 종결제는 환영하지만, 경미한 폭력사안 학생부 미기재와 그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하며, 학교 현장이 인권 친화적인 민주주의의 공간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학폭위가 내리는 조치는 대부분 ‘교육적 조치’지만 조치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하게 되면서 분쟁과 소송 등의 ‘사법적 조치’로 전락했다”며 “학생부는 형평성이 요구되지만 학교폭력은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항목”이라고 말했다.

이에 경미사안에 대한 학생부 미기재 정책을 추진할 경우, 경미사안 판단 기준이 쟁점이 될 것이며, 5호 특별교육이수는 꼭 필요한 조치지만 학생부 기록사항이기 때문에 폭력사항에 대한 교육적 조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교조의 입장이다.

이어 전교조는 “학교장 종결제는 일종의 개선책이 될 수 있다”며 학교 공동체 내부에 폭력에 대응하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학교 자체를 인권 친화적인 민주주의의 공간으로 만들고, 학폭 학생부 기재 제도 폐지, 회복적 생활교육을 전면화하는 등 교육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도 12일 성명을 통해 정책숙려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학교 자체종결제’ 도입과 경미사안에 대한 ‘학생부 미기재 방침’을 찬성하는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중등교사노조는 학폭위의 교육지원청 이관, 가해학생 상담 및 치료 의무화, 중장기 정책사업연구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