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3일 교육부에 대해 외국인 직업계고 유학생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초청 외국인 장학생 표준업무규정’ 제정을 공식적으로 권고했다고 밝혔다. 최근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모집난을 겪는 직업계 고등학교들이 외국인 학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이를 관리할 제도적 장치가 미흡해 여러 문제가 빈발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권익위에 따르면 일부 직업계고는 학생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학교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외국인 장학생 모집 규모를 무리하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학생 선발과 학업 관리, 생활 지원 체계 등 기본적인 관리 기준이 학교마다 제각각이어서 예산 낭비나 학생 인권침해, 더 나아가 부패 가능성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권익위는 특히 장학제도의 취지를 벗어난 ‘과도한 학생 모집’, 입학 이후 관리 부실로 이어지는 ‘학업 지도 공백’, 모집 단계에서 발생하는 ‘왜곡된 정보 제공’, 미성년 유학생의 국내 체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대비하기 어려운 ‘안전장치 부족’ 등을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했다. 권익위는 “유학생 제도를 둘러싼 여러 문제점이 한꺼번에 드러나 개선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권익위는 교육부가 마련할 표준업무규정에 외국인 장학생의 적정 선발 규모, 명확한 선발 기준, 입학·졸업 과정의 구체적인 절차와 요건, 학생들의 학업 적응을 돕기 위한 체계적인 학업 관리 및 지원 방안 등을 필수적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익위는 이러한 기준이 마련될 경우 유학생 유치 경쟁이 적정 수준으로 조정되고, 학교별 관리 편차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권익위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도 각 지역 실정에 맞는 외국인 장학생 인권보호 규정을 별도로 마련해 학교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인권침해를 예방하도록 권고했다. 이는 유학생 관리가 단순히 학교 차원의 문제를 넘어 시도교육청 차원의 감독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은 “이번 제도 개선 권고는 우리나라 국제교육 지원 시스템 전반의 신뢰도를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부패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고, 나아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K-직업교육’이 자리 잡는 데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